'구두개입뿐이면 160엔 내줄 수도'…엔화 매수 구조 취약한 日 분위기
  • 일시 : 2024-04-25 09:07:29
  • '구두개입뿐이면 160엔 내줄 수도'…엔화 매수 구조 취약한 日 분위기

    34년 만 달러-엔 환율 155엔 돌파에 실개입 경계감 고조

    일본 내 엔화 매수 제한적 시각…실수요·투기 동반 쏠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달러-엔 환율의 천장이 계속 높아진다. 미국 금리인상 기대 후퇴 등에 속절없이 엔화 매도세가 진행 중이다. 이제 엔화 가치는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결국 외환당국이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한다. 하지만, 구두개입 만으로는 160엔을 각오해야 한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본 내에서 엔화 가치 상승(달러-엔 환율 하락)을 이끌 매수세가 구조적으로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돼서다.

    ◇ "환율 개입 움직임 없으면 조만간 160엔 갈 수도"

    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야마다 슈스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연구원이 "달러-엔 환율이 155엔을 넘어서도 당국이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조만간 160엔까지 엔화 가치가 하락이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엔화 추가 약세에 대한 경계감이 강하다는 뜻이다. 신문은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명확한 재료 없이' 155엔을 상향 돌파했다고 평가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현재가(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 1990년 6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5엔대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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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155엔은 일본 외환당국의 새로운 개입 라인으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신문은 이달 초부터 진행된 당국의 구두개입 히스토리를 정리했다. 최근 우리나라와 함께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환율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점까지 소개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엔화 가치는 2.5%, 원화 가치는 1.6%가량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일본 내 달러 매수세 너무 강해…구두개입 실효성 떨어져

    구두개입이 효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로 신문은 구조적인 일본 내 달러 매수세 확대를 지적했다. 우선 멈추지 않는 엔화 약세에 수입 기업들의 달러 선매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달러를 사려 하면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유스케 오카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MUTB) 선임 연구원은 "수입업체들이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피하고자 달러 조달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외 달러 실수요는 또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 적자'가 증가 추세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들에게 지불해야 할 금액이 연간 5조엔 규모에 달한다고 봤다.

    반면, 일본의 수출기업들은 벌어들인 달러를 엔화로 바꾸지 않고 해외에 재투자하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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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시장 투자자들의 헤지·투기성 엔화 매도까지 가세했다. 닛케이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일본 주식을 사고, 엔화 자산 보유에 대한 헤지로 달러를 함께 매수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

    신문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지난 16일 기준 투기 세력의 엔화 매도 규모가 2조엔을 넘어서 2007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엔화 숏(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며 "헤지펀드와 투기 세력들은 실수요에 의한 엔화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 개입 타이밍에 초점…무제한 개입은 불가

    한·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 G7 정상들의 외환시장 동향 주목 등 이미 당국의 개입 시그널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기업의 경영진들도 엔화 약세 억제를 요구해 당국의 부담을 줄여주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적었다.

    이제 개입 타이밍에 초점이 모이고 있는데,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열린다. 당장은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변수로 지목됐다.

    우에다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면 엔화 약세를 일부 되돌려지는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반대로 도비시(비둘기파)하다면 160엔이라는 '빅 피겨'를 볼지도 모른다.

    신문은 "우에다 총재가 비둘기파로 엔화 약세를 가속한다면 최후의 수단은 외환시장 실개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2천억달러가량이다. 결국 무제한적인 실개입은 불가능하기에, 적기에 투기 세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정부와 BOJ, 시장 간의 탐색전을 계속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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