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엔화 약세와 수출부진, 환율 하락에 제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화 환율 하락추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서울 환시의 달러화는 지난 10월 이후 증시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기조 지속으로 추가 하락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엔화 약세와 우리나라 수출부진이 달러화 하락의 복병으로 작용해 하락추세가 반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강한 하방경직성을 바탕으로 환율 상승에 더 친근한(?) 서울 외환시장의 시장구조를 고려했을 때,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14일 달러화는 연중 최고치를 뚫고 127.60엔까지 폭등한 달러-엔 탓으로 1천285원선까지 치고 올라섰다.
하지만 일본보다 나은 우리 경제 펀더멘틀 인식과 달러화 공급우위 믿음에 근거한 원화 강세 인식이 엔.원 동조화를 예전 같지 않게 느슨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엔-원 환율은 100엔당 1천6원대까지 빠져 2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결국 일본에 대한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올 2월부터 이어져 온 수출부진이 더 심화되도록 부추기는 셈이다.
이에 대해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내년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확신할 수 있느냐"며 "만일 세계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엔화가 약세로 간다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물론 경상수지는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또 "IMF 환란을 전후로 엔-원 환율이 900원대에 달했던 적이 있지만 당시는 높은 환율 덕택에 수백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던 때였다"며 "최근 수급상황은 압도적인 공급우위 상황이 아니라 공급이나 수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또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엔화 약세에 동남아 국가들이 너도나도 자국 통화의 연쇄적인 절하를 부추길 경우 원화도 이 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연중 평균 엔-원 환율인 1천60-1천70원대를 회복하기 위해서 현재 엔-원 환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또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앞으로 미증시가 크리스마스 랠리 양상을 보이지 않을 경우 엔화 약세가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환율 상승을 초래해 헤지를 늦춘 외국인 투자가들의 헤지매수세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현재 IMF이후 외국인 주식 투자 관련 누적액이 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점을 두고 본다면 앞으로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기조가 계속된다는 기대보다는 외국인 투자금 유출에 더 신경을 써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환율이 엔화 약세를 쫓아갈 경우, 외국인 투자와 관련한 달러화 헤지매수와 외국인 주식 투자금 유출이 발생돼 수급구조가 수요우위로 역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당국은 현재까지 아직 엔-원 환율 하락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당국이 엔-원 환율 하락을 두고 보고 있지만 않을 것이란 것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다. 수출이 경제성장구조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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