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일본의 엔약세 정책<데이비드 길모어 이코노미스트>
  • 일시 : 2002-01-03 11:09:09
  • <초점>일본의 엔약세 정책<데이비드 길모어 이코노미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윤주기자= 선진7개국(G7) 중 하나인 일본이 정책적으로 엔약세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의 통화 평가절하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2일 다우존스가 보도했다. 다음은 FX애널리틱스의 데이비드 길모어가 다우존스에 기고한 칼럼을 요약한 것이다. 일본 역시 다른 여러 국가들처럼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 약세 정책으로 선회했고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쟁마저 일어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러-페소 연동제로 페소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려는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와는 별개로 G7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이 통화약세 정책을 취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일이다. 아직까지 G7 국가 중 일본당국이 최근 취하기 시작한 엔약세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고 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 일본에서도 일부 관리들이 변동폭이 심한 장세에 대해 우려의 발언을 내놓기는 했으나 소수에 불과하며 이대로라면 엔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하락할 여지가 많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BOJ) 총재는 "달러당 130엔이 수출업체들에게 도움을 주는 환율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의 엔약세는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의적으로 통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나라는 번영한 일이 없다"며 "엔급락세는 일본의 주식과 채권시장을 침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평가절하가 구조개혁을 위한 대안은 아니라는 미국 재무부의 의견에 동조하며 "기업들이 고통스런 개혁에 참여하는 데 엔약세가 주는 인센티브는 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의 외환정책을 결정하는 실질적 권한이 BOJ가 아닌 재무성에 있다는 점이다. 일본 재무성이 엔약세를 우려하는 이같은 발언을 일축하는 한 엔화가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은 높다. 구랍 31일 재무성과 BOJ의 관리들이 달러-엔을 120-140엔에서 움직이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하자 재무성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140엔까지 가는 것에 대해 일본 재무성이 만족하고 있을 것이란 점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달러-엔 환율이 140엔대를 넘어설 경우 일본당국이 이를 막아햐 하는 실제 이유는 무엇일까. 비단 아시아 이웃국가들이 엔약세로 입는 타격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국가들은 일본 당국이 엔약세를 저지하는 조치를 취해주길 바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재무성은 아시아의 금융환경이 여전히 건전하며 이 지역의 외환보유고가 높다는 점을 들어 다른 지역으로 금융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태도를 보였다. 일본당국은 이보다는 미국과 유로존 국가들이 엔약세를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엔약세를 용인할 수 있는 한도로 설정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1998년 달러화가 147엔에 도달했을 때 미국 재무부는 달러를 매도했었다. 미국과 독일의 경기가 위축되고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당국이 계속 엔약세를 고집하는 데 G7국가들이 가만히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과 유럽의 수출업체들은 엔약세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값싼 일본 수입품들에 밀려나고 제 3세계시장으로의 수출이 막혀가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이미 부시 행정부에게 엔약세에 따르는 손해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월2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게 될 G7 회담과 1월21일 도쿄에서 열리는 아프가니스탄재건협상에서 엔약세에 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아프가니스탄재건협상에 참석하는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과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의 양자간 회담이 열리면 미국측은 일본의 엔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당국은 양 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G7파트너들이 쏟아낼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일본은 통화완화조치나 환율에 관한 특정조치를 G7회담이 열리기 앞서 취해온 바 있다. 따라서 재무성이 G7회담이 열리기 전에 엔약세가 충분히 진행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열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재무성이 엔약세가 충분하다는 내용의 구두개입과 이에 대한 우려 발언을 내놓기전까지 달러화는 140엔을 넘어설 것이다. 현재로선 일본이 물가하락과 수요감소, 소득감소, 재정적자 누적, 부실한 금융 시스템, 위축된 경제 등 취약한 펀더멘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재무성의 엔약세의 의도와는 별도로 시장에는 엔화를 매도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yoo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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