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韓. 中 외환당국의 `말 발'차이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기억기자 = 포성없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대포와 총소리는 나지 않지만 각국 당국자들간에 `공갈'과 `협박'과 `설득'이 난무하는 불꽃 튀기는 전쟁터다.
이름하여 `환율 전쟁'이다.
작년 말부터 숨가쁘게 진행되어온 엔 초약세가 15일 일시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동안 잠자는 호랑이처럼 침국하던 중국 런민은행의 다이상룽(戴相龍) 총재가 입을 연 때문이었다.
그는 이날 모처럼 만에 언론에 등장해 "일본 정부는 엔화 가치 하락을 막아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여타 아시아국가들의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 총재는 "(우리는) 일본 정부가 아시아경제에 대해 우려하길 희망하며 (일본 정부는) 아시아국들의 경제안정을 위해 엔가치 하락 저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침묵하던 그가 일갈한 직후에도 이날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동남아 순방을 마치자 마자 엔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을 또 내놨다.
일본 총리의 `뒤 통수 때리기' 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언어의 신경전'에 대한 추후 중국정부의 실제 `행동'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상황이다.
이에 발맞추어 이날 오후 한국의 진념 부총리를 비롯한 외환당국자들도 엔 초약세에 대한 강도 높게 경고했다.
진부총리는 "엔화의 초약세를 통한 일본 경제회생은 세계경제의 재앙" 이라며 그동안 어느 때보다도 발언 수위를 높였다.
런민은행 총재의 발언 덕분에 엔약세가 진정되자 이날 서울환시에서 원-엔도 모처럼 만에 100엔당 1천원선을 회복하는 등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환시전문가들은 "중국 런민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1엔(원빅)이상이 떨어진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 이라면서 " 원빅 이상 떨어지는 정도의 `말 발'로 볼때 그의 영향력은 이제 미국 연준리의 그린스펀 의장을 능가하는 수준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는 우리나라 부총리를 포함한 외환당국자의 엔약세에 우려표명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던 국제금융시장이 중국의 한마디에는 화들짝 놀라는 것을 보면 국제금융시장에서도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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