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달러약세로 기우는 세계환시 대세..해법은 없나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윤주 기자= 미국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부쩍 증가하며 각국 외환시장의 대세는 대부분 달러약세로 기울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간 달러화 가치가 너무 고평가돼있어 조정국면을 지나는 중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환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달러약세 기조'를 못박으며 문제는 하락의 '속도'와 '정도'라고 표현했다.
지난 99년 유로화가 처음 소개되고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GDP의 3.5%에 이르던 당시 달러화는 잠깐동안 하락압력을 받긴 했지만 이후 올 초반까지 꾸준한 강세를 잇는 저력을 유지해왔다.
그런 달러화가 최근들어 심지어 최악의 경제여건 속에서 고전하고 있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펀더멘털 상의 문제를 가장 큰 잣대로 들이댄다.
이들이 가장 큰 골칫거리로 지적하는 것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
지난해 총 4천170억달러에 달했던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3월 한달에만 316억달러를 보였고 일부에서는 적자를 만회할 만한 외국자본 유입이 중단될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 1999년 3천10억달러, 2000년 2천880억달러, 2001년 1천790억달러 순으로 줄어들고 있다.
UBS워버그의 가장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규모는 총 6억7천500만달러로 과거 9주 동안을 기준으로 최고치에 달했으며 이중 3억달러가 아시아증시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증시 등 아시아증시에 대한 투자열기가 나날이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일본증시에 호감을 보이는 투자가들도 늘어가면서 미국 기업들이 앞으로 어닝시즌을 통해 호전된 실적을 내놓지 못하는 한 미국자산의 외부유출 확대가 한 시나리오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앨리언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조 카슨 이코노미스트 같은 경우는 투자자들이 달러표시 자산을 선호하는 한 거대한 경상수지적자가 반드시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실질금융자산에 대한 기대수익이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자본수지가 경상수지를 이끌 때에는 환율변동을 조정해야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경우 통화가치가 약세로 몰리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호황을 맞던 지난 1960년대와 달리 지금은 절대 및 상대적 기준으로 모두 낮다고밖에 볼 수 없는 금리 수준에서 미국의 금융시장에 하루 최소한 필요한 자금은 10억달러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상수지적자를 현수준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국내수요를 둔화시키는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그러나 정부재정 정책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꼭 필요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최대로 늦추자는 분위기여서 이같은 해법은 현재로선 별로 성사될 것 같지 않다.
환시 전문가들은 '강한 달러정책'을 고수해온 미국의 외환당국 관리들이 달러약세 기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도 의문스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달러화 약세가 미국증시 침체→세계증시 동반 침체→국제 투자자본의 부동화→국제금융시장 교란의 순환 고리를 만들어 외국자본의 점유율이 높은 우리 금융시장에 교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측은 미국으로 국제자본 유입이 둔해지면서 빚어지고 있는 달러화 약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 엔.달러 환율은 120엔 안팎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뱅크/살로먼스미스바니는 28일자 주간보고서를 통해 달러-엔이 앞으로 3개월 내에 123엔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유로화의 경우 달러화에 대해 12개월 안에 0.9700달러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30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한때 123엔 밑으로 속락,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화 역시 0.9400달러대로 올라서는 등 급강세를 보였다.
서울환시에서도 달러화는 전날보다 4.80원 떨어진 1천22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구조조정 작업의 원만한 진척과 정부의 구조 개혁 의지 등으로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외부여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특히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달러화 향방과 미국 경기 등 대외여건을 어느 때보다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yoo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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