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 <초점> FT가 분석한 달러화 약세의 원인과 전망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무적의 달러화 시대가 마침내 끝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달러화 약세에 대한 분석기사에서 도이체방크의 수석 외환
전략가 마이클 루이스 씨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선언했다.
최근의 달러화 약세는 미국 경기회복의 강도와 지속력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
하기도 했다. 최근의 회복세가 기업투자의 증가세 전환보다는 재정지출 확대와 재고
확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달러화의 아킬레스건은
확대일로에 있는 경상수지 적자로 올해 4천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이 달러화 하락을 막기위해 매일 13억달러의 외국인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
미한다.
해외투자가들이 미국의 주식과 채권, 기업들을 사기 위해 몰려들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 달러화가 세계 최대의 저축수단으로 위치가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해 미국에 유입한 외국인 투자자금은 월평균 440억달러였으나 올들어 지난 2월까지
는 146억달러로 급락했다.
메릴린치의 최근 분기별 미국 펀드매니저 여론조사에 따르면 과반수가 미국주식
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려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내 기업이윤이 다른 지역
보다 높다고 보는 펀드매니저들이 지난 2월에는 42%에 달했으나 지금은 22%로 떨어
졌다.
또 투자가들은 미국 경제와 기업들에 대해 여러가지 우려를 한다. 첫째가 기업
지배구조와 회계의 기준에 대한 문제다. 투자가들은 족벌 자본주의 때문에 아시아를
외면해왔으나 이제 미국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통계로는 기업이윤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97년 이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으
나 S&P 500 지수 포함 기업들이 보고한 이윤성장률은 GDP 성장률을 웃돌고 있어 기
업에 유리한 회계로 수치가 조작됐음을 시사한다.
투자가들은 둘째로 미국의 생산성 향상이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투자가들보다는 소비자들과 근로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봤다는 것
이다.
세번째로 투자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경제의 활력이 정부정책의 변화로 위협
받고 있다는 것. 베트남전 이후 가장 큰 재정지출로 민간부문이 위축되고 있다는 말
이다. 투자가들은 또 미국의 철강 수입관세 부과와 농업보조금 확대가 자유무역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투자가들이 한국을 비롯한 해
외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달러화 약세의 원인이다. 유로화권 경제가 지난 90
년대 미국의 고성장을 흉내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유로화 실제
통용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는 유럽내의 경쟁을 강화시킬 것으로 펀드매니
저들은 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앞으로 프랑스와 독일에서 실시될 선거에서 정치판도가 우파로
기울 경우 더욱 시장친화적인 정부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규제완화와 더욱
유연한 노동관련 법률,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려는 정부간의 경쟁이
강화되면 유로화권이 투자처로서 갖는 매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또 특히 對美수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내성장을 창출하는 능력
을 보여준 한국 등 몇몇 아시아국가들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 심지어 많은
투자가들이 희망을 잃었던 일본마저도 세계적인 경기상승국면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경제 옹호론자들은 미국내 투자둔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투자가 재개되며
회복세는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조차도 달러화가 앞으로 수개월간
하락할 것이라는 점은 수긍하고 있다.
가장 궁극적인 우려는 달러화의 하락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으로 지적됐
다. 국제투자가들이 일단 달러화가 하락세에 있다는 확신을 하게되면 자본유출은 가
속화하고 지난 90년대 미국에 좋은 일을 가져다줬던 경제.증시.달러화간의 선순환이
앞으로 악순환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c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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