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윤주 기자= 미국의 국제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증시가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정부는 잃어버린 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소로스는 향후 몇 년 안에 달러화 가치가 3분의 1 정도 하락한다 해도 놀랄 만한 일이 아니며 미국경제가 급속도로 불황에 다시 빠져들면 증시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달러화가 주요통화들에 비해 급부상한 사실을 떠올리며 이제는 상황이 전복돼 달러가치가 현수준에서 30% 이상 하락하리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화가치의 하락이 세계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경우 미국경기는 급속히 `더블딥' 형태의 불황으로 빠져들고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자동차 매출, 주택시장 및 실업률 등을 특히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엔론사태나 월드컴 파문 등 미국기업을 둘러싼 부정회계 문제가 해외 투자가들을 혼미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며 부시행정부의 '명백히 무관심한 듯한 태도'가 사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국제 투자가들이 부시 미국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투자자금을 미국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한편 소로스는 경기회복이 지속된다면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현상황에서 너무 심각한 비관론만 퍼져 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그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유럽연합(EU)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도 아니라 미국이 세계경기 부양을 위한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보여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 한 방편으로 그는 특별인출권(SDR)을 세계 각 빈국에 제공해 외환보유액을 충당하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yoonj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