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로 한국 등 동북아 5개 중앙銀 행보에 관심 집중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윤주 기자= 달러가치가 연일 하락하면서 1조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을 확보 중인 동북아 5개 중앙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시장 관계자들은 달러화의 하락폭이 더 커질수록 한국,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등 동북아시아 5개국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 중 상당수를 유로화로 바꿀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특히 유로화가 조만간 달러화에 대해 1:1 등가(Parity) 비율에 도달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5개국 중앙은행이 유로화 외환보유고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은 이와 동시에 달러약세에 따른 자국 수출업체들의 환차손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가 급락할 정도로 유로화 비중을 늘리는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뱅크오브뉴욕의 북미조사담당인 마이클 울포크 외환전략가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 비중을 재분배할 것이며 그 시기는 시장상황에 대한 이들의 판단에 달려있다"며 "이들이 달러 약세 기조를 유지하는 데는 기여할 수 있을 지라도 시장 안정을 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데이비드 모지나 외환담당 이사 역시 "지금처럼 달러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일 경우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비중 재분배 문제에 대해 고려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했다.
동북 아시아 5개 중앙은행들 중 유로화 외환비중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가장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시사한 곳은 중국 런민(人民)은행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유럽연합(EU)과의 무역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달러화 외환비중을 줄이고 유로화 비중을 늘리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하듯 최근 런민은행의 우 시아오링 부총재는 "달러약세가 중국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은행과 대만중앙은행 역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외환보유고 내에서 유로화 비중을 증가시켰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대만중앙은행의 한 관계자가 최근 시장상황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조절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대만의 6월 외환보유액은 유로화 가치 상승에 힘입어 10여개월래 최고치인 1천482억달러에 달했다.
한국은행도 달러약세에 따른 유로 및 엔화 가치 상승으로 외환보유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홍콩당국의 경우 외환보유액 비중 재배분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최근 유로 및 엔강세로 상반기 외환보유액이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이들 중앙은행들이 모두 장기적 안목의 투자자들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밀접한 무역관계를 맺고 있어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한다 해도 안고 있는 달러 외환보유액을 대량 처분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일본은행(BOJ)의 거취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미국채의 주요 매입자들인 중앙은행들은 달러약세가 지속되는 동안 미국 단기국채 매입을 늘리는 등 정부채 보유분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와초비아의 한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된다면 적어도 미국 외 중앙은행들의 미국채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지난달말 현재 외환보유고는 4천462억달러로 집계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고 뒤를 이어 중국은 2천384억달러(5월말 기준)를 나타냈다.
대만의 외환보유고는 모두 1천482억4천만달러, 한국은 1천124억3천800만달러, 홍콩은 1천113억달러(5월 기준) 순이었다.
yoo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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