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용평의 단풍..`포렉스'.`외환시장운영협의회'
  • 일시 : 2002-10-14 13:45:34
  • <기자수첩> 용평의 단풍..`포렉스'.`외환시장운영협의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기억기자= 10년전 어느 가을날. 뉴욕 맨햇턴의 파크 에버뉴 499번지에 소재한 블룸버그 사무실에서 마이클 블룸버그회장을 어렵게 만났다. 어둠이 채 가시지않은 새벽 6시30분. 그는 큰 대형 스크린에 채권관련 그래프를 펼쳐놓고 선 채로 직원들과 커피잔을 들고 질의응답에 정신이 없었다. 87년에 사업을 시작한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명성이 대단하지는 않았다. 옆자리에 배석했던 매튜 윙클러(월스트릿저널지 출신) 편집국장의 독특한 나비넥타이가 기억에 선하다. 당시 연합뉴스는 한국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블룸버그의 사업과 인간성에 대해 첫 인터뷰를 타전하고 국내에 소개했었다. 인터뷰 중에 잊히지 않은 일은 그가 `머리토크라시(Meritocracy, 이하 `머리'라고 부르자)'라는 단어를 수도 없이 반복한 점이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그 `머리'라는 말의 개념을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10전 년 당시만 해도 똑 부러지는 개념이 아니었다. IMF를 거치면서 이제 한국사회에도 `머리'에 해당하는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실질적인 엘리트 시장 플레이어들의 모임들이 정례화되고 공고화되고 있다. 포렉스, 외환시장운영협의회, 채권시장협의회 등이 그것이다. 지난주(10월9일-12일) 가을단풍이 절정인 대관령 용평에는 포렉스와 외환시장운영협의회가 열렸다. 이번주에는 채권시장협의회가 열린다. 포렉스 세미나의 주제 발표자로 나선 농협선물의 이진우차장은 "4-5년전과는 달리 IMF를 겪고 난 이후 오늘날 국내 인터뱅크 메이저들은 NDF에 너무 휘둘린다. 메이저 기관들은 자체의 판단력과 포지션 운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고 역설했다. 이 차장의 주제발표에 참석한 많은 외환딜러들이 공감을 표시했음은 물론이다. 포렉스에 이어 열린 외환시장운영협의회에서는 각 금융기관의 환율 담당 운용 헤드級들을 비롯한 한국은행의 국제국장, 환시 개입 담당 팀장, 재경부 외환시장 담당 총괄서기관도 참석했다. 특히 이번 외환시장운영협의회에서는 중앙은행이 저녁밥 값을 내는 격식 파괴에 나서 참석자들에게 작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먼저 손을 내밀자 참석한 `머리'들도 어느 때보다도 건설적인 의견개진과 평소에는 못했을 법한 얘기들도 허심탄회하게 꺼내는 모습들이었다. 당국자와 시장 간에 오고 간 소주잔으로 용평의 수채화 같은 가을 단풍은 더욱 짙어지고 대관령의 밤도 깊어갔다. 당국자들과 `머리'들의 만남이 보다 공개적으로 정례화되고 더욱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수록 한국금융시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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