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위험관리 선진기업 탐방- 김동각 대우조선해양 이사 -(下)
--구체적인 리스크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원가환율은 조선사들이 영업하면서 세운 기본적인 목표환율로써 수주했을 때 채산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원가환율을 확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계약방법을 도출해낸다.
원가환율 자체가 결정되는 데는 유가와 영업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일단 수주를 하면 원가를 확보하기 위해서 최대한 우리 부서에서 할 수 있는 헤지 방식을 맞추어 접근해간다.
이라크 전쟁이나 북핵문제, 유가폭등과 관련해서 리스크가 너무 짙기 때문에 솔직히 올해 예상환율은 작년보다 잡기 힘들다.
때문에 포트폴리오 관리나 예상환율 관리는 향후 환율의 추이를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 경쟁사들과 환리스크 부분에 대해 정보교류를 하는가.
▲금년 재무 쪽 방침 하나가 경쟁업체라 하더라도 정보를 서로 교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다른 업무에서는 정보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보교류가 시스템화는 안 되더라도 조선업체들도 모두 나름대로 교류를 해야한다는 필요성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비밀도 안 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차원의 문제이다.
--기업입장에서 환관리와 관련해 은행들에 바라는 점은.
▲사실 은행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헤지업무와 관련해서 내외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의 환리스크 관리에 대한 의지와 결단력, 사내의 협력체계가 있었지만 거래하는 은행에서 상당한 정보와 한도를 제공해준 게 결정적이었다.
산업은행의 경우, 2000년 워크아웃 기간에 어느 은행과도 거래라인이 없어 힘들었을 때 우리에게 전폭적으로 한도를 살려주는 조치를 취했다.
워크아웃 졸업 전인 2000년 4월부터 처음 3억달러 가량의 외환업무 거래한도 부여한 것을 시작으로 필요하면 더 늘려준다는 식이었다.
갓난아이가 일어나려면 부모나 주변에서 많은 관심과 양육이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산업은행은 우리에게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적시에 내밀어 준 셈이다.
지금은 여타 금융기관과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입수하고 있으며 거래라인도 골고루 있다.
거래는 기본적으로 시장논리이고 가격싸움이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쿼터 받아 시장원리에 의해서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 문제와 관련, 구체적인 시나리오별 대응책은.
▲올 헤지 목표의 80%는 금년도 만기기준으로 이미 해놓은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의 남은 헤지에 대해서는 미래 환율의 불안정성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가자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다음달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고 그 이후 얼마 만에 전쟁이 끝나느냐 하는 상황에 따라 헤지 커버 포지션을 줄이거나 늘리는 운용방안이 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설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최소한의 레벨은 정해서 어느 정도 헤지하면 되겠다라는 기본 틀이 있다.
현재 헤지대상인 달러화의 미래 현금흐름 포지션은 1-2년 뒤를 보기 때문에 그러한 전략으로 가는게 충분히 가능하다.
--환리스크 관리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담인력을 육성하고 있나.
▲인력 정예화로 가고 있다. 관리파트는 점점 컴팩트화되는 추세라 소수로 운영한다.
재무관리부문은 외환업무와 자금, 국제금융 등 3개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선물환 등 환리스크관리는 외환업무팀에서 부장을 비롯하여 차장 1명, 대리 1명, 사원 1명이 전담하고 있다.
자금팀은 이미 들어온 돈을 매각하는 차원에서 일일 자금운용을, 국제금융팀은 본드발행, 프로젝트파이낸싱, 수출입은행 관련 업무를 한다.
재무 파트 실무자들은 항상 9시30분 외환시장 개장 전에 그날의 자금 운용이나 흐름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한다.
--외환리스크 관리 업무에서 기억할 만한 경험은.
▲작년 12월2일을 상당한 교훈으로 삼고 있다.
당일 밸류 어마운트로 결제금액 1억600만달러 가량이 만기도래했었다.
그 당시 결제환율이 스팟환율과 두자릿수인가 세자릿수로 엄청난 차이가 났다.
장이 거꾸로 갈 경우 입을 손실을 구제할 방법이 없어 상당히 긴장되는 상황이었다.
장세가 무난히 그대로 가 주어서 1천만달러 정도 차익이 발생했지만 한편으로 같은 날 많은 금액이 만기 도래하니까 장세가 예상외로 갈 경우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은 교훈이 됐다.
그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결제금액을 일별, 주별, 월별로 분산시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성공적인 환헤지의 비결은 무엇인가.
▲우선, 환리스크관리에서 헤지를 한 결과 원가환율에서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계약 시점부터 대금환수 시점이 상당히 오랜 기간으로 이어지다 보니 환율 변동 추세속에서도 상당한 인내를 가지고 기다린 예가 많았다.
또 중요한 것은 말 그대로 환관리 작업에 대한 회사내부의 '신뢰'였다.
경영진과 회사 내부의 신뢰감과 함께 사규에 환리스크 관리방침에 대한 사규가 명확히 제시돼있는 제도적 틀이 있었기에 적극적인 환헤지가 가능했다.
경영진들이 구체적인 환헤지 방법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환리스크 관리 결과와 계약 사항, 결제처리 등이 모두 보고되며 일보나 주보, 월보, 반기 보고에도 전부 반영된다.
또한 우리 회사 주가의 프리미엄으로 환리스크관리가 포함됐다는 점도 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사원들의 일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 휴무일이라도 나와서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분위기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환율문제가 거론될 때 우리 회사의 관리시스템을 높이 평가해주고 있는 데 대해서 상당한 자긍심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사건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상당히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기본적인 경제학 측면에서도 환율이 경상수지 등 구매력 평가로 결정되어야 하며 안정세로 자리를 잡아가야 기업 경영활동이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yoo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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