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후 전후복구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복구비를 이라크 원유의 판매를 통해 조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자원 보유국이기 때문에 종전 후 원유생산이 즉각 재개되고 원유수출을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은 환상이라는 것이다.
2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정부는 이라크전쟁과 관련 된 전비부담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종전 후 미국은 복구비 부담을 하지 않아도 되며 이라크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미 국방부의 더글러스 페이스 정책담당차관은 상원외교관계위원회에서 이라크의 석유산업은 자금조달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 근동국의 그레그 설리반 대변인도 이라크는 석유산업이 있기 때문에 오 랜기간 가난한 국가로 남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제임스 플래크는 "이라크가 큰 석유 자원국이라고 해서 돈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한 조사 결과로는 이라크가 향후 10년간 발전소 복구에서 사회서비스 프로그램 에 이르기까지 복구작업에 필요한 자금은 2천5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원유생사시설을 복구.확장하는데 드는 500억달러는 제외돼 있다.
이런 추정 속에 플래크는 지난해의 경우 이라크가 원유수출을 통해 얻은 외화는 120억-140억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전쟁이 있게 되면 석유시설은 파괴될 것이고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면서 연간 원유판매수입은 격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미국에 의해 석유시설이 점령되기 전에 이 시설들 을 먼저 파괴해 버린다면 그 피해는 더욱 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이라크전쟁이 있기 전인 25년 전만 해도 이라크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350 만배럴이었으나 지금은 280만 배럴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유전관리회사들도 전쟁이 끝난 후 이익이 반드시 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 는 한 전후복구작업에 즉각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전후복구작업이 순탄치 만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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