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진표 부총리가 '미스터 원' 발탁시 고려해야할 것들
  • 일시 : 2003-03-03 14:14:19
  • <기자수첩> 김진표 부총리가 '미스터 원' 발탁시 고려해야할 것들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기억기자=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에서 '미쓰터 원'이라고 불리던 김용덕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급)이 3일자로 관세청장으로 영전하면서 이 자리에 대한 후속인사에 관심이 쏠려있다. 이번 후속 인사는 재경부뿐 만 아니라 서울외환시장을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의 해외 거래자들에게도 관심이 높다. 현재 이 자리는 개방형 직제로 외부인사들에게도 열려있는 자리다. 경제 부총리와 차관이 '국내통'이라는 점에서, 경제 수장 부처에서 '국제통'의 보완이라는 차원에서도 최적의 적임자가 발탁되어야할 것 같다. ◆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외환시장 꿰고 있어야 = 이 직책에는 국내 외환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인물이 와야한다. 먼저 서울외환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소상히 파악하고, 엔화와 위앤화를 사용하는 국가들과 금융외교를 통해 상대국들을 설득할 줄도 알아야한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에서 이들 인접국과 부대끼며 대외적으로 우리의 경제와 금융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해야하는 자리다. 또 환율시장의 시장 개입 문제를 최종 결심하고 부총리에게 재가를 받아 이를 수행하는 정책 결정 및 집행도 해야한다. 담당 사무관과 과장이 환율 상황을 보고 하러 와서,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빛의 속도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는 사실을 가슴깊이 이해하는 자리다. 보고를 들을 시차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 직접 최전선 전투 현장(Battle field)에 몸담고, 최전선의 병사이면서 동시에 將帥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정부의 어떤 정책판단을 하는 직위도 이처럼 긴박한 곳이 없다. 따라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배짱을 가진 외환딜러의 자질과 감각도 필요한 것이다. 국내 외환딜러들이 장중에 무엇을 생각하는지, 금융 내.외신을 통해 외환시장을 어떻게 구슬러야 하는지, 또 그의 발언 한마디가 어떻게 시장을 흥분시키는지 느낄 줄 알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 외환시장과 재경부는 끊임없이 겉돌아 갈등관계로 치닫고, 결국 대내.외 환율시장 참가자들의 불신 속에 국가는 치르지 않아도 될 엄청난 코스트를 치를 수 있다. ◆한국의 미스터 `원' = 이 직책은 또 대외적으로는 한국의 금융상황을 알리고 설득하는 외교관 역할도 해야하는 자리다. 국제금융시장 또한 한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 전문지식 뿐만 아니라 광범한 국제금융시장의 사람들과 직접 인맥을 가지고 대외적으로 '미스터 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는 연전에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국가의 관리들이 국제 금융시장이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있었더라면 아시아의 환란은 상당히 관리될 수 있는 위험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환란시 재경부내의 국제금융 부문에서 국제금융 시장감각이 없는 비전문가 들이 일부 포진해 문제를 더욱 복잡게 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꿔다 논 보릿자루'는 되지 않아야 = 이 자리는 또 적어도 각종 국제금융관련 국제회의에서 싱가포르와 홍콩의 고위급 재무관리 수준은 아니더라도, 이머징마켓 국가 재무관리들 사이에서는 금융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외국어는 그냥 조금 하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된다. '출중'해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각종 국제회의에서 통역이나 데리고 다니며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인물을 갖다 놓아서는 특히 해외투자가들을 포함한 헤지펀드들조차도 우리 나라를 얕잡아 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는 또한 국가의 금융 위험 코스트가 그만큼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외신들로부터 `화려하다'고 칭찬받는 일본의 사가키바라 에이스케 전 국제담당 차관보, 홍콩의 금융감독국의 조셉얌의 경우, 화려한 그들의 영어는 일본과 홍콩의 국가 위상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층 돋보이도록 만들었다. 해외투자가들과 금융기관, 헤지펀드들도 이들 관리들의 머리와 시장 장악 능력이 어느 정도이냐는 것을 평가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김 부총리는 따라서 이번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 인사에서는 이 같은 시장의 지적을 충분히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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