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싱가포르 시장서도 두려워하는 韓銀의 換市개입
  • 일시 : 2003-03-10 08:37:56
  • <기자수첩> 싱가포르 시장서도 두려워하는 韓銀의 換市개입





    (싱가포르=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한국은행(BOK)의 이름이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해외 외환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해외 환시에는 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을 얕보는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당시 태국 중앙은행은 대규모 타이바트화 매도에 나선 미국계 투자은행에 환시 개입에 나서겠다는 겁을 주려고 더 이상 바트화를 팔지 말라는 전화를 했다. 이에 대해 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태국중앙은행에 매도할 달러화가 얼마나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는 과거 독일 중앙은행의 별칭인 '부바'가 떴다고 하면 외환딜러들이 금세 꼬리를 내렸다는 일화와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사실 이전까지 한은도 태국 중앙은행과 더불어 이런 농담에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한은의 위상이 해외환시에서 '두렵다'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됐다. 싱가포르에서 원화 및 G7 통화를 거래하는 유럽계 투자은행의 한 아시아 외환책임자는 "지난 2001년 달러-원이 1천365.30원까지 상승했을 때 BOK의 환시개입이 지난 환란을 기억하고, BOK에 덤볐던 해외은행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 일이 있다"며 "이후로 BOK가 개입에 나섰다고 하면 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약육강식이라는 법칙으로 운영되는 외환시장에서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라는 이름값은 철저히 능력에 따라 인정받는다. 또다른 투자은행의 아시아시장 외환책임자도 "당시 BOK가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적절한 개입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는 BOK가 시장을 읽는 눈이 정확해지고 시장 친화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97년과 달리 1천200억달러가 넘는 세계 4위의 외환보유액과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가 환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제규모가 커지고 외환거래가 늘어날수록 서울 외환시장이 NDF 등 외부영향에 더 민감해지는 정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3월 들어 해외 거래자들이 북핵에 둔감한 국내 거래자들과 달리 한반도 리스크를 명분으로 외평채 가산금리를 높이고 대규모 원화 매도를 주도했던 것을 통해 충분히 증명된다. 그 결과 달러-원 환율은 3월 첫주 25원이나 급등하며 1천220원선에서 거래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BOK의 명성이 해외환시에서 인정받고 있는 사실은 분명 한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임을 무시할 수가 없다. 기사문의 : 759-5126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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