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스터 원'과 '미스터 엔'의 만남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기억기자= 2일 저녁 호텔신라 영빈관 에메랄드룸.
APEC 역내 채권펀드를 조성해 역내 '픽스트 인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국제 회의가 3일과 4일 양일간 신라호텔에서 열리기에 앞서, 한국 재경부가 각국 대표들을 위해 환영 리셉션을 열었다.
아시아 각국 국제금융 당국자 및 대표들이 참석한 이날 저녁 관심사는 단연 '미스터 엔'과 '미스터 원'의 만남이었다.
일본의 '미스터 엔'인 미조구치 젠베이(溝ㅁ善兵衛) 재무성 재무관(차관급)과, 한국의 '미쓰터 원' 내정자인 권태신 국제금융국장은 둘다 시종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일본 정부의 경우 국제금융담당 라인은 사카기바라에이스케 재무관(차관)의 후임으로 구로다하루히코씨가 바통을 이어받았었고, 이후 미조구치젠베이씨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경우는 김용덕 차관보(현 관세청장) 후임으로 이번에 권태신국장이 승진해 전문성과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이날 미조구치 차관은 "3년반 전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에 국제회의에서 한국의 김용덕 당시 국제금융국장의 제안으로 한.중.일 국제금융국장 회의가 출범했다" 면서 "한.중.일 국제금융 라인 담당자들이 제주도에서 첫 회합을 계기로 이후 끈끈한 공식적 비공식적 관계를 계속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조구치 차관은 "권태신 국제업무정책관 내정자도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분이며 한국의 국제금융정책을 누구보다 매우 근사하게(SMART)하게 처리해 나갈 것" 이라고 추겨세웠다.
이날 미조구치는 달러-엔의 향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노 코멘트"라고 말한 뒤, "현재 시점에서는 국제외환시장이 이라크전쟁 기간 단축 여부에 따라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라크 전쟁의 기간이 어느 정도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여유있게 반문했다.
미조구치 차관은 "일본도 기자들이 출근 길에 따라 붙어 나에게 외환시장 향방에 대해 말을 시켜 상당히 시달리고 있다" 면서 "어느 나라나 당국자의 말 한마디가 시장에 줄 영향이 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농담했다.
그는 또 이름의 한문 글자, `善兵衛'가 나라를 지키는 장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지적하자 "지금 수행하고 있는 일이 이름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며 어린 아이처럼 웃어 보였다.
새로 구성된 한.일 양국 국제금융정책 총책은 둘다 공교롭게도 165센티의 단신 체구다. 외모도 매우 비슷하게 닮았고, 모두 이웃집 아저씨같은 다감한 모습이다.
한국과 일본이 처한 현실과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한국 재경부와 일본 재무성의 국제금융외교가 어떻게 협력과 동반자 정신으로 조율되어 나갈지 지켜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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