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외환당국의 잦아지는 시장개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당국으로부터 5거래일 동안 모두 네차례에 걸쳐 환율 하락을 제어하기 위한 구두개입이 나왔다.
당국은 북핵 불안, 카드채, SK글로벌사태 등의 악재로 달러-원 급등을 우려해추가 상승을 막아서는 개입에 나선 지 한달 밖에 안 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지난번 달러-원 상승을 막기위해 15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헐어 쓴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국책은행 등을 통해 달러화 매수개입도 나서는 모습도 역력하다고 전했다.
▲ 외환당국의 개입 스탠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구두개입은 시장 안정성 차원이 가장 큰 이유"라며 "유로화나 엔화 등의 다른 통화들은 이라크전 이후 안정을 찾았지만 원화 환율은 아직도 출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SK글로벌사태와 카드사 부실 등으로 야기됐던 금융시장 불안이 정부의 안정책으로 안정됐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관계자는 또 "경제여건이 확 좋아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등의 상황 속에서 수출경쟁력을 고려치 않을 수 없다고 해석된다.
이런 외환당국의 태도에는 서울 외환시장이 적은 거래자, 작은 거래규모 등으로 쉽게 경도되는 시장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상황을 감안하고 있다.
▲ 잦은 개입 시장 자율성 훼손 우려= 환율이 급변동할 때 안정차원에서 시장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외환당국의 역할이다.
하지만 최근 같은 잦은 개입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시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장에서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에 많은 힘을 발휘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당국의 개입 행태는 다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을 막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마당에 다시 하락도 막는다면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자유변동환율제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과거와 달리 최근 시장참가자들이 아예 당국의 개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거래에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참가자들이 개입에 점차 익숙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런 시장참가자들의 거래습관은 본질적으로 '자율성'이라는 시장기능에 심각한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은행의 다른 딜러는 "당국의 개입이 빈번해지는 것은 당국이 항상 강조하는 시장의 자율적 균형감각과 모순되는 말"이라며 "1천억달러가 넘는 외환포지션을 지닌 당국과 대적할 거래자가 없다는 점에서 자율성이라는 말은 시장이 '알아서 기어라'라는 반어법적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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