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국제 외환시장은 전쟁 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국제 외환시장이 전쟁태세에 돌입했다.
이는 13일 존 스노 미국재무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스노 장관은 지난 9일 "일본과 유럽이 자신들이 처한 경제 문제를 이유로 달러약세를 비방해서는 안되며 일본의 시장개입이 장기적으로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동안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해 노골적인 개입에 나서왔던 일본당국은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미조구치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존 스노 재무장관이 며칠 전 (문제의) 발언을 한 이후 미국은 지금까지 강한 달러 정책에 대해 견고한 입장을 지켜오고 있다"며 "스노 장관의 발언이 이슈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미.일 사이의 자국 통화의 경쟁적 절하를 하려는 대립은 세계 경제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에 원인이 있다.
이에 대해 박용일 하나은행 달러-원 딜러는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 약세로 경제회복을 의도하고 있다"며 "지금 세계는 환율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재정 및 경상수지 면에서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이 암묵적으로 달러 약세를 통한 수출증대에 나서는 마당에 일본의 시장개입은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도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대응해 자국통화 절하에 안간힘이다.
5월 초 연휴로 조업일수 부족과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하루 2억달러의 수출지연 피해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환당국도 1천195원선에 강한 환율 방어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사스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대만의 중앙은행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원장석 국민은행 달러-원 딜러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절하하려고 서로 대립하고 있다"며 "이런 싸움에서 결국 힘센 미국이 이길 수밖에 없지 않을 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원도 "미국이 과거 투자자본을 끌어들여 메우던 경상수지 적자를 이제 수출로밖에 상쇄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이런 미국정부의 입장으로 두드러진 글로벌 달러화 약세 현상이 일본당국의 개입이 있을 지라도 한동안 멈춰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앞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개입강도와 스탠스에 따라 국제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일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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