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외환당국이 '맘 먹고' 개입한 뒷배경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시장참가자들은 지난 26일 외환당국의 개입강도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구두개입의 문구도 이전과 달랐을 뿐 아니라 실제로 국책은행의 강한 매수세까지 동반했기 때문이다.
27일 참가자들은 이날 당국의 '맘 먹은' 개입은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당국의 인식을 잘 말해준다며 이렇게 당국이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낸 것은 그 만큼 개입의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전날 개입 양상=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26일 오후 "과도한 환율 하락심리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며 "정부는 외평채 발행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국은 그간 환율 하락이 경제 펀더멘털이나 수급에 비해 과도하다는 수준의 개입문구를 보낸 것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또 구두개입 직후 국책은행을 통해 강한 매수세가 나온 것으로 미뤄 볼 때, 직접 달러화를 흡수한 실제개입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과연 우리 경제 우려할 정도인가= 대답은 '그렇다'이다.
지난주 "대내적으로 원화 강세 상황이 아니다"라는 이영균 한국은행 국제국장의 발언을 통해 외환당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인식은 재확인된다.
한국은행은 이미 1.4분기 GDP가 애초 예상치 3.9%에 못미치는 3.7%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GDP 내용을 보면 작년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환란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설비투자는 아직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1.4분기 성장을 주도했던 수출이 화물연대 파업과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2.4분기에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점차 대두하고 있다.
이달 25일까지 통관기준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7% 줄어들어 무역수지는 4억6천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2.4% 늘어나 무역수지가 7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던 상황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4분기에 대한 시장의 경기전망이 호전될리 없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북핵문제가 계속 경기회복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는데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현정국상황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앞으로 환율 지형은= 당국의 환시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먼저 당국의 의중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경제인식은 전날 개입 문구 그대로"라며 "비단 경제 뿐 아니라 비경제적인 면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통화 움직임에 우리 통화가 휘둘릴 경제상황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엔화와 유로화가 어느 정도 최고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일본같은 경우 전날 발표된 은행 분기 실적이 굉장히 안 좋게 나왔기 때문에 엔화 강세를 관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유로존에서 유로화 강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이런 일방적인 추세가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재경부와 기본적인 입장이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국의 개입 영향력은 역시 글로벌 통화 움직임의 뒷받침 없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경제가 세계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 상황에서 원화가 비단 내부요인에 좌지우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전일 시장개입을 통해 정부의 1천190원 방어 의지가 재확인됐다"며 "하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이 환율 수준을 올려놓기보다 시장의 달러 매도심리를 약화시키려는데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결국 외환당국의 맘먹은 개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유로화 조정, 달러-엔 상승 등이 뒷받침 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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