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외평채 실탄확보'등 당국의 환율 붙들기 총력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외환당국이 원화 강세 저지를 위해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외환시장 상황을 감안하여 원화 표시 외국 환평형기금채권 1조원을 다음달 3일 입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으로 조달한 원화는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수하기 위한 '실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올 원화표시 외평채 발행여력..3.8조원= 이번 외평채 발행은 지난 26일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이 언급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의 큰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다.
최국장은 지난 26일 이미 "과도한 환율 하락심리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며 "외평채 발행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이 '선전포고'를 하듯이 시장에 개입의지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당국의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외평채 발행과 관련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올 5조원의 외평채 발행한도가 잡혀 있다"며 "달러 표시 외평채에 1.2조원 가량이 할당됐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여력은 3.8조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8조원의 외평채 발행은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다각적인 카드는 아직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부양 위해 원화 약세 선택=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가 점차 강해지는 상황에서 28일 흥미로운 보고서가 나와서 주목을 끌었다.
오석태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당국의 개입 강도가 강해진 것은 한국정부가 통화완화 수단으로 저금리보다 원화 약세를 더 바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에 통화정책 코드를 맞춰 콜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라는 일부시장참가자들의 요구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가 한국에서 재현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국당국의 금리카드는 다시 꺼낼 수 없는 상황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약세는 수출기업들의 수익을 늘려주는 반면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정부는 저금리보다 통화절하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참가자들 '양치기 소년'되지 말아야=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평채 발행 소식이 들리는 상황에서 달러화를 매도하기 부담스럽다"며 "당국이 부동산값 급등으로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의문시되는 상황을 감안해 원화 약세를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당국이 서로 엇갈리는 것은 문제"라며 "서로 다른 재료 사이에서 외환시장은 아래.위 모두 막힌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이 어렵게 환율을 1천190원대 후반으로 올려놓았지만 갑작스런 엔화의 절상 상황에 직면할 경우 공든 탑이 의외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당국도 개입을 시작한 만큼 마무리도 훌륭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못하다면 시장은 당국을 신뢰하지 않게 되고 시장은 '양치기 소년'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 여파와 글로벌 달러 약세 사이의 균형이 깨질 때까지 관망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었다.
따라서 당분간 달러화는 1천200원선을 중심으로 좁은 레인지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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