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외환당국, 방어선 또 낮추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외환당국의 달러-원 환율 방어 저지선이 또 뒤로 물러섰다.
7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지켜질 것으로 보였던 1,180원이 힘없이 무너졌다.
이같은 당국의 물러서는 모습은 지난달 9일 1천200원선, 지난달 17일 1천190원에 이어 세번째의 퇴각이다.
이같은 최근의 당국의 후퇴는 두달째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 지속에 따른 달러화 공급물량, 글로벌 달러화 약세, 매수주체 부재 등의 하락우위의 상황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이런 추세라면 달러-원은 연중저점인 1천168원을 테스트할 태세다.
'매 앞에 장사 없다'는 속담대로 외환당국도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또 이번에는 지난 19일 20원 가까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강한 개입에 나섰다가 시장의 자율성 운운하는 시장거래자들의 비난까지 직면한바 있어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이 1천180원선 개입 레벨에서 한발 후퇴했지만 여전히 원화 강세 저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당국이 전술적인 후퇴를 한 것인지, 정말 힘이 없어 물러선 것인지를 가늠한다는 것을 판단하기는 아직 서부른 일이라는 것이 외환딜러들의 중론이다.
무제한의 실탄을 가진 당국의 개입이 지금까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적이 없는 만큼, 당국이 환시개입에 자신감을 잃은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인식이다.
다음으로 일본당국의 엔화 강세 저지 개입이 계속되는 한 원화 절상 저지 노력을 철회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취약한 경제 펀더멘털을 개입의 근거로 삼고 있는 당국 입장에서 원화 절상을 용인할 만한 경제상황 변화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는 추경편성, 특소세 인하 등으로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10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일부에서는 콜금리 추가 인하설까지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일 "5월까지 만해도 4조2천억원의 추경편성과 0.25%포인트 금리인하로 성장률 4% 달성할 수 있다고 봤으나 최근 1개월 여에 걸쳐 경 제상황이 더 나빠져 4% 달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 1천180원선을 내주고 1천170원선으로 개입선을 낮추는 것은 연중저점인 1천168원에 더욱 바짝 다가서는 셈이기에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심리전이 펼쳐질 공산이 높다.
1천170원선 마저 깨진다면 다음 바닥은 1천150원선까지 염두에 둬야될 상황이다.
7일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딜러들은 최근 외환당국이 매물이 나오는 동안에는 개입을 늦췄던 개입 패턴을 감안했을 때 이는 시장의 달러화 과매도(숏) 포지션이 깊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란 의미라고 풀이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3시6분 현재 저점이 1천176원대까지 낮아진 상황에서도 당국은 아직 본격적인 개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딜러들의 분석을 토대로 본다면 당국은 지금 어느 지점에선가 개입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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