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경부의 한은 입단속(?)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재정경제부가 한국은행의 발언 한마디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9일 오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6월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현환율과 수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통계를 담당하는 사람이 환율 수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전제한 뒤 "지금 수준(1천180원대)은 수출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국제수지 설명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지적하고 나섰다.
재경부의 관계자는 "한은 통계국장의 현 환율 수준의 적정성 및 수출에 대한 영향에 대해 발언한 것은 부적절하며 동발언은 외환당국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일부언론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전달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은의 발언에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자칫 시장이 당국의 뜻을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의 이같은 한은 발언에 대한 '즉각 반격'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주 새로운 한은법 통과 후 박승 한은총재가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깊이 깊이 감사하다'고 말하고, 전날 김광림 재경부 차관이 한은에서 교양강좌 강사로 초청돼 재경부와 한은 사이에 '밀월관계' 운운하던 터라 더욱 그렇다.
비단 이번 뿐 아니라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최근 한은에 대한 재경부의 심기가 왜 불편한지 잘 알려준다.
재경부는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한 본보 기사(7월24일 송고 <새 한은법 이후..외환시장 개입권 줄다리기> 참조)가 나간 후 한은 관계자들의 외국환거래규정을 두고 '독소조항'이라고 발언한 것에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또 최근 한은이 재경부의 입장과 상반되는 분석을 내놓은 것도 이런 대립각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한은은 실질환율이 최근 1년간 별 변화 없다는 내부분석 자료를 언론에 유출한 것이나 최근 외국인 주식 투자금에 '핫 머니'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는 주장은 과장됐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 재경부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기관의 이러한 이견 표출 모습은 시장과 일반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모양으로 비칠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운영에도 득될게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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