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아니라 국가간 알력 다툼의 場"-서울환시 딜러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딜러들은 전날 아시아 시장에서의 달러폭락에 따른 국제시장 흐름에 맥없이 휩쓸려 다녀야하는 현실에 대해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은행권 시장참가자들 중에 일부 크게 손해를 본 쪽도 있지만 대부분 지난주말 G7이라는 변수를 앞두고 대부분 이월 포지션을 크게 넘기지 않아 손해도 이익도 안 본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무력감은 손익의 문제와는 다소 무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환시의 일부 참가자들은 이번 아시아에서 벌어진 달러화 가치의 폭락이 그 동안 미국정부의 근린궁핍화정책(beggar-my-neighbor policy)'의 결과라고 보고있다.
부시행정부가 자국의 경상수지 적자 해소로 약한 달러를 용인한데 이어, 내년 대선을 위한 최종 목표로 위앤화 절상을 삼아온 사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G7이 미국에 동조해 위앤화 절상 압력 및 일본의 환시 개입을 불용인한 것은 심하게 이야기하면 지난 환란 이후 다시 한번 세계 열강들이 아시아 수탈에 나선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건 환율전쟁이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한 경제전쟁"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전날 환시는 환율시장이 아니라 국가간 알력다툼의 장이었다"며 "미국, 한국, 일본 각국 정부가 환시 시장참여자라고 본다면 전날 환율 폭락은 결국 힘에 밀린 결과"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아시아 통화 절상 압력을 밀어부치는 주역이 미국인 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계투자은행들이 이번 아시아 통화 절상에 큰 수혜자라고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위앤화를 비롯해 전반적인 아시아 통화 절상을 베팅한 투자은행들 중 미국계가 많았다"며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의 위앤화 절상압력이 가중될수록 이들의 투자규모도 커졌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다른 투자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미국계 투자은행들은 외환거래 외에도 아시아국가들에 투자한 주식투자금으로 환차익을 양쪽에서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제금융시장도 국가간 힘의 서열이 매겨지듯이 정보력에 따른 힘의 차이로 우열이 벌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글의 법칙이 통하는 금융시장에 뛰어들었으면 '푸념'은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각고해야한다는 점이다.
한편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섰던 1천170원선이 지켜지지 못했기 때문에 당국에 실망했다는 의견도 나올수 있지만, 변방에서 국제금융시장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서울환시의 상황에 당국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동정론도 대두되고 있다.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