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딜러들, '내가 만일 외환당국이라면..'>
  • 일시 : 2003-09-26 15:15:18
  • <서울환시 딜러들, '내가 만일 외환당국이라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26일 선진7개국(G7)회담 성명 이후 달러-원 환율이 20원이나 폭락한 서울 외환시장에서 외환당국의 개입 방식에 대해 시장참가자들 의견이 분분하다. 이는 당국의 개입으로 거의 3개월간 지켜지던 1천170원이 깨진 이후에도 당국은 1천150원선에서도 레벨 사수의지를 내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달러-엔이 급락한다면 1천150원선도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다분해 당국의 개입 실효성과 능력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달러-엔이 급락하지 않더라도 보유하고 있던 달러화를 무려 20원이라는 비싼 값에 팔지 못한 업체들의 매도욕구가 활활 타오르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업체들의 달러화 매도여력은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 지난 3월말부터 137억달러에서 지난 9월중순 153.9억달러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일부 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 방식에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반면 다른 참가자들은 당국이 해오던 대로 하는 수밖에 대안이 없다고 반박한다. 아래는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원 딜러들이 만일 내가 시장 개입을 책임지는 당국자라는 가정하에 과천과 소공동에 위치한 외환당국자에게 보내는 의견들이다. ◆'좀더 유연한 환율 변동 용인해야'= 'ㄴ'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이 너무 좁은 범위에서 환율을 묶어 두고 있어 시장이 죽어가고 있다"며 "적어도 10원 이내 범위에서 시장이 움직이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내가 당국자라면 레벨을 지키지 않고 시장의 자율 변동 안에서 그때그때마다 충분한 경고를 시장에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겠다"며 "그래야 시장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ㅂ'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내가 당국자라면 일단 시장의 변동성을 죽이는 특정레벨을 고수하겠다는 전략은 버릴 것"이라며 "막던 특정레벨이 터지면 둑이 터지듯 움직이기 때문에 특정레벨개입을 고수하지 않는 유연한 대응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두 번째로 환율이 어떻게 될지는 하느님도 모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우리정도 힘이면 레벨을 고수할 수 있다는 자만감을 버릴 것"이라며 "미국이 이렇게 치사하게 나올지는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 시장에 대해서 겸손한 마음을 더 가지면 상황변화에 더욱 유연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셋째 환율관련 코멘트에 대해 창구를 일원화 할 것"이라며 "한국은행, 산자부, 재경부 말의 잔치가 빚어지는데 어떤 경우라도 구두개입 창구를 일원화 해서 혼선을 일으키지 말고 당국자 코맨트에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지금 이대로 할 수밖에'= 'ㄱ'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역외세력의 큰 매수세가 나오지 않는 한 환율의 반등은 어려운 상태"라며 "은행권들도 달러화 과매도(숏)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인 반등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내가 당국자라도 매일 물량을 흡수하는 스무딩오퍼레이션으로 환율 하락 속도자체를 늦추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다"며 "글로벌 달러화가 방향을 전환하는 시기까지 기다리며 세월을 낚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ㄷ'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내가 당국자라도 지금 방식대로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기존에 해왔던 것이 있어서 1천150원 지지선이 깨지게 되면 금방 환율은 1천130원선을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한번 지킨 레벨은 좀 더 지켜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ㅁ'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주초 달러-엔, 달러-원 폭락은 모두 오버슈팅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 순리상 오버슈팅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내가 당국자라면 1천150원선 사수를 계속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더 강력한 개입의지 표출해야'= 'ㄹ'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다시 빠진다면 달러-원도 '갭 다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요즘 같이 달러-엔이 많이 안 움직일 때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최근 달러-원이 빠지자 우르르 경제연구소나 금융기관에서 환율전망을 낮추는데 이런 걸 본 업체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며 "내가 당국자라면 특정 레벨 사수보다 강력한 충격을 줘서 이 정도 환율이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시켜 줘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엔과 디커플링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런 걸 단계별 행동으로 시장에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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