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은 시장을 망가뜨리는 죄인인가>-농협선물
  • 일시 : 2003-09-30 15:37:47
  • <외환당국은 시장을 망가뜨리는 죄인인가>-농협선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농협선물은 1천170원선에 이어 1천150원을 사수하기 위해 외환당국의 지속된 개입으로 서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죽었다는 시장비판에 대해 당국의 입장을 변호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30일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 팀장은 "비단 서울 환시 뿐만 아니라 전세계 외환시장에 자국통화절상을 막으려는 각국 정부의 개입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팀장은 "당국의 물량흡수 혹은 물량공급 없이는 서울 환시가 시장다운 행태를 유지할 수 없다"며 "시장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는 외환당국 또한 엄연한 시장 참여자의 한 축이기 때문에 거래하는 자들은 당국의 개입이라는 변수를 중요한 팩터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일중 변동폭이나 단기간의 환율 등락폭을 너무 옥죄는 지금과 같은 경직된 개입방식에 그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가져올 필요는 있다"며 "즐기면서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는 점 또한 배제하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이 팀장의 보고서 요약. ◆ 첫째 한국의 외환당국은 시장을 망가뜨리는 죄인인가? 지금 서울 외환시장은‘죽었다’혹은‘망가졌다’고 표현되며 그 책임은 환율이 오를 때나 내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개입하는 당국에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있다. 필자가 당국의 편을 들어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러한 입장에 서 있지도 않지만 몇 가지는 얘기하고 싶다. 당국 때문에 죽은(?) 시장은 달러-원 시장만이 아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하자면 달러-엔 시장도 이미 죽었고 태국 바트화나 대만 달러화도 죽은 시장에서 거래되기는 마찬가지다. 지금 재정경제부나 한국은행을 개입때문에 비난한다면, 엄청난 對美무역흑자를 누리면서도 자국통화의 절상을 완강히 거부하는 일본 재무성이나 중국 인민은행이 뜨끔할 정도로 그들에게도 무서운 비판과 질책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약간의 수급 불균형이나 어지간한 재료의 출현에도 시장 참여자들의 뷰가 한 쪽으로 쏠리면서 노 비드(No bid), 노 오퍼(No offer) 장세가 불가피한 우리 달러/원 시장의 현실적 영세성을 감안할 때, 당국의 물량흡수 혹은 물량공급 없이는 시장이 시장다운 행태를 유지할 수 없음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 면에서 시장다운 시장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는 외환당국 또한 엄연한 시장 참여자의 한 축이며, 거래하는 자들은 당국의 개입이라는 변수를 항상 중요 팩터(factor)로 삼아야 한다. 다만,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전의 ‘원죄(原罪)’를 지니고 있는 당국으로서는 일 중 변동폭이나 단기간의 환율 등락폭을 너무 옥죄는 지금과 같은 경직된 개입방식에 그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가져올 필요는 있다. ◆둘째 1997년에는 환율급등으로 경제가 망가졌다면 2003년에는 환율급락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출실적도 좋고 경기선행지수 또한 호조의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지금 우리나라 대다수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춥다. 미국과 일본의 증시가 큰 랠리를 일구어가는 와중에 외국인들이 주도하여 국내 주가지수도(주가가 아닌 주가지수) 많이 올랐지만 저 외국인들이 보유 주식을 처분하려고 나서는 무렵에는 누가 받아줄 것인가 하는 의문을 아직 버릴 수가 없다. 또 환리스크 헤지도 하지 않은 채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이 그러한 차익실현용 매수세를 대상으로 보유주식을 처분한 뒤 달러를 바꿔 나간다면 지금 철철 넘쳐보이는 달러가 어느 순간 매우 부족해 보이는 상황으로 바뀔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지금 국내의 달러수급을 보나 국제환시에서 확연한 달러약세 현상을 보나 환율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함을 인정하면서도 ‘볼 레벨 보고 나면 다시 급하게 돌아설 수 있는 환율’일 수 있기에 사상 최고치 수준의 거주자 외화예금이 아직은 봇물 터지듯 시장에 쏟아져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셋째 시장 참여자들은 자신의 전망에 따라 거래를 하면 그만이다. 지금 향후 환율에 대한 전망은 딱 두 가지로 나뉜다. 결국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환율은 갈 것이고 달러/원 또한 1,100원대나 그 이하로까지의 점진적인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 중국이 위안화 절상 압력에 쉽게 굴복하지 않고 일본이나 한국도 이 정도 레벨에서 자국통화의 추가절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앞서 장황하게 쓰며 시사한 Orient(東洋) Occident(西洋) 간의 환율을 매개로 한 주도권 싸움의 현장에서 힘겨운 전투를 펼쳐나가는 당국을 너무 조롱하거나 코너로 몰고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올바른 전망에 따른 이익실현을 위해서는 희생이 되어줘야 할 반대되는 전망을 가진 세력들에 대한 지나친 폄하도 예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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