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당국의 '엔-원' 디커플링 주장의 빛과 그림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외환당국이 엔-원 디커플링 바람을 강력히 내비추면서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원에 하방경직성이 강화됐다.
이는 달러-엔이 추가 급락하더라도 달러-원의 동반 급락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외환딜러들은 이같은 '엔-원' 디커플링은 얻는 소득 못지 않게 부작용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날인 30일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G7 회담 이후 '원-엔'디커플링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일간 경제상황 차이를 감안했을 때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이런 상황은 강화될 것"이라며 "원-엔 환율에 대한 고정적인 인식은 바뀔 때가 됐다"고 강조했었다.
◆디커플링으로 얻는 소득 = 우선 이 발언은 원화 절상 저지를 위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당국의 노력으로 이해된다.
선진7개국(G7)성명의 충격으로 1천170원선이 무너진 뒤 개입 실효성에 대한 비판으로 당국은 시장에서 개입 신뢰에 금이 갔다.
또 밀물처럼 지속되는 자본유입 속에서 당국이 주장한 취약한 경제 펀더멘털 논리가 환시장에 안 먹히고, 1천150원선에서도 1천170원선에서 한 것과 같은 방식의 개입이 지속돼 시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을 죽이는 짓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결국 당국입장에서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고 달러-엔과의 연동고리를 끊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 동안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1:10으로 알려진 엔-원 간의 상관관계는 어느 누가 주장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험에 의해 얻어진 결과물이다.
시장참가자들은 1:10이라는 비율형성은 과거부터 수출경쟁력을 우려하는 당국이 암묵적으로 시장에 보낸 일종의 시그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전날 일본외환당국이 뉴욕 연방은행을 통해 엔화 절상 저지 개입에 나서면서 당국의 개입의지에 힘이 실렸다.
이제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이 어느 정도 1천150원선 사수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득 뒤에 가려진 부정적 결과= 그러나 엔-원 디커플링의 이면에는 엔-원 재정환율의 급등이라는 부정적 결과가 도사리고 있다.
엔-원 환율은 전날 100엔당 1천40원선을 넘어섰다. 이는 달러-원이 1천150원선으로 급락했던 지난달 22일 전에 비하면 15원 가량 급등한 것이다.
이런 엔-원의 급등은 싼 엔화 자금을 대출받은 중소기업들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주로 100엔당 980-1천20원의 레인지에서 엔화 대출을 받았던 기업들은 현재 1천40원에 육박하는 엔-원 환율로 대출금을 상환한다면 금리 메리트를 포기함과 동시에 손해를 볼 것이다.
이에 대해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엔-원 급등이 엔화 대출 기업들의 부담을 초래하기는 하지만 수출호조로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며 "또 엔화 대출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주로 중소기업들이 엔-원 1천원에서 대출을 받아 엔-원 급등이 더 진행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엔-원 급등에 따른 문의가 업체로부터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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