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욱 부총재보 "환율전망은 허망한 짓"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한국은행이 매월 기업 및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해 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의식을 높이려는 노력을 가열차게 지속 중이다.
한국은행은 26일에도 '최근 외환시장 동향 및 내년도 환율 전망'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장에서도 최근 환율 급등락으로 시장내외의 커진 관심을 반영하는 듯, 150여개 정도의 업체 및 금융회사들의 당국의 환율 '스탠스'를 읽으려는 열기가 느껴졌다 .
이번 설명회에는 씨티그룹, JP모건,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의 외환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와 내년 환율 전망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이재욱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들의 전망이 끝난 후 "방금 마친 세 곳의 금융기관의 환율 전망과 한국은행은 무관하다"고 일정한 거리를 둔 뒤, 대뜸 "사실 환율전망이란 것은 참고 정도 할 뿐이지 그다지 소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이어서 "랜덤워크(random walk)같은 환율을 전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각 기업들과 금융회사들은 알지 못하는 미래환율보다 현재환율에 관심을 갖고 그때마다 '환 헤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나라 '대응의 영역'임을 일깨워주는 경고였다.
흡사 조지소로스가 LSE(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 '열린사회와 그 적들'의 저자, 대석학 칼 포퍼 경에게 사사하면서 최종적으로 배운 진리하나가 "금융시장은 잘 모르겠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이야기였다.
이 말을 들은 설명회 참가자 중 상당수는 대단히 실망했을 법하지만, 이날 이재욱 부총재보의 지적은 오랜동안 시장을 지켜온 관록을 바탕으로 이같은 진실을 냉정하게 참가자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최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천개의 수출기업들 가운데 64.8%가 올해 수출 채산성이 작년보다 악화됐고, 39.9%가 가격 경쟁력약화의 주요인으로 원화가치 상승을 꼽았다.
그러나 조사 업체의 52.4%가 환 리스크 대비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환율이 떨어질때 마다 언론은 수출기업들 편에 선다. 수출기업들은 환율이 높았을 때 환 리스크 관리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받는다.
이에 대해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기업들이 환율에 관해서 당국에 의존적인 풍토가 있다"며 "수출기업의 '아우성'과 언론에 두들겨 맞는 당국은 매번 시장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기업들에게 당국의 의존을 되풀이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고 충고를 하는 것이 기업들의 '환 리스크 관리'를 촉구하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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