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국투자공사 설립 추진 소식에 '꿀먹은 벙어리'>
  • 일시 : 2003-11-27 11:37:32
  • <한은, 한국투자공사 설립 추진 소식에 '꿀먹은 벙어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한국은행이 청와대의 가칭 한국투자공사 설립 추진과 관련해 몹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27일 청와대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가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모델로 내년중 한국투자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과 관련, 한국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미리 알고는 있었다" 며 "한은과 관련이 있지만 추진은 동북아위원회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에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가칭 한국투자공사는 한은이 운용중인 외환보유액 중 100억달러 정도를 떼어내서 전문인력들을 구성해 해외에서 운용하겠다는 그림이다. 이에대해 공식적으로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고 운용의 최우선적인 가치는 안정성이며 이를 민간전문가들 손에 맞긴다는 것은 책임 소재 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한은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벤치마크 한다는데 싱가포르는 외화자산을 운영할 만한 안뜰이 없는 도시국가"라며 "국가가 나서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우리와는 달리 중앙은행과 정부와 차이가 없고 넘치는 자본을 국내에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소도시국가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청와대측에서 동북아 금융중심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유인책으로 대규모자산을 해외에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굴리겠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어 한은이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측의 섯부른 대응은 자칫 '밥 그릇'싸움으로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입장이 당혹스러운 것은 또 외환보유액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의 경우 정부의 지분이어서 내놓으라고하면 줘야 하는 '남의 돈'인 형태라는 점도 궁색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외환보유액의 적정성 논란이 잦아지고 있어 한은측의 논리가 점점 입지가 좁혀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싱가포르와 지리적, 군사적, 차이점 등을 부각시키며 내년 입법과정 이전부터라도 내부적으로 논리를 개발하고 반격 전략을 짜 대응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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