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주요 증권사들은 전날 정부의 차액결제선물환(NDF)거래 규제조치가 앞으로 달러-원의 급등을 유발하지는 못하지만 하방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증권사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 ▲물가 상승 불안 ▲경기회복 등의 요인들로 달러-원이 급등할 여지는 작다며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폭락하기 전까지 달러-원의 급락 가능성도 작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각 증권사별 리포트 내용.
■`추세반전을 의미하지 않는다'-세종증권= 정부의 역외선물환 거래 제한 정책에도 불구, 연내 원화강세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재경부의 환투기 억제를 위해 국내 금융기관의 NDF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 이는 국내 외환시장의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변화에 따른 국내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현재 경기회복을 유일하게 견인하고 있는 수출에 대한 타격을 우려한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방어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동 조치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첫째, 전세계적인 달러약세국면이라는 점과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유입 지속, 그리고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 둘째 국내 경기가 2분기부터 본격 회복된다는 점. 셋째,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불안이 점차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 때문이다.
결국 연간으로 원화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함. 다만 1분기 까지는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도 제한적일 것이다.
■'환율 급등 어려워'-대신경제연구소= 이번 규제조치는 국내달러 공급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동시에 1천5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이용, 환율 상승도 제어할 수 있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되었다.
따라서 당분간 환율은 하락보다 상승쪽으로 무게를 이동할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이 하락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규제하는 한 선뜻 하락포지션을 잡을 참가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 조치는 최근 국제 원자재 및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생산자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하에 이루어졌다. 원화약세로 인해 생산자 물가가 더 상승하더라도 국내의 생산과 고용 및 소비가 정체되어 있는 상황속에서 국내 인플레 압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역으로 그만큼 향후 경기부양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을 최대한 독려하면서 동시에 내수를 부양하고자 하는 정책적 기조를 재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2004년 국제외환시장의 최대 화두인 위안화 평가절상 시기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사전적 방어조치로 파악된다.
현재 NDF마켓에서 위안화 선물환 포인트가 ?0.4포인트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이것은 향후 위안화가 7.8 내외 정도로 절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의 급격한 변동성이 예상되는 상황속에서 원화에 대한 투기적 움직임을 사전에 제압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따라서 첫째, 정부의 의지대로 외환시장이 안정화된다면 수출주도의 경제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출물가가 공산품의 경우 전년동월비 3.1% 상승한 것은 그동안 정부의 Smoothing Operation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극심해진다는 것은 거시경제를 운용하는 정부입장에서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아시아 증시전체에 대한 전망이 밝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의 주식자금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현재 수준에서도 헷지성 자금은 충분히 수용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셋째 아시아 통화의 전반적인 절상압력을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통해 완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국내 내수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시점에 원화강세가 허용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넷째 환율 급등은 그리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를 유지하는 상황속에서 국내의 달러 공급이 1200원대를 넘어서 1300원대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격한 하락 방지 목적일 뿐'-현대증권= 2003년 하반기 이래 외환당국의 환율정책은 달러-원 환율을 수출경쟁국의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시킴으로써 수출가격경쟁력을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고자하는 것.
이는 내수경기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침체를 막기위해서는 수출경기의 호조가 필요하며 달러-원이 높게 유지되더라도 수요측면에서 인플레 우려가 작아 물가부담이 작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사는 금번 외환당국의 역외선물환거래 규제조치가 이러한 환율정책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하며 2004년 중 달러-원이 하락할 것이나 그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존 관점을 유지함. 이에 따라 당사는 2004년말 달러-원 1천120원 및 2004년 평균 1천158원 전망 관점을 유지한다.
이는 첫째, 글로벌 달러약세 흐름이 2004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달러-원의 하락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며 둘째 2004년 하반기 중 국내경제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달러-원의 하락을 통한 물가안정 필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2004년 중 달러-원은 하락추세는 지속될 것이나 그 속도는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인해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며 달러-원의 급격한 하락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비정상적으로 폭락하는 충격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