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포맥스 월요라운드테이블>--3
--설 연휴 이전인 지난 15일날 재경부가 국내은행의 차액결제선물환(NDF) 순매입 한도(14일 기준 110%)를 제한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었는데요, 설 연휴 이후에도 서울외환시장에서 파장이 가시지 않을 전망입니다. 철저하게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막는 극약 처방이었는데요. 이런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오니까 미리 조치를 취하지 못한 금융기관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상당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외환 당국이 너무 인위적으로 시장을 통제해서 국제외환시장의 움직임과 동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당국내부에서도 일부 이견이 나오는 모습입니다.
지난 20일 박승 한은총재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가 나와서 주목을 끌었는데요. 국제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수출도 잘 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시장 기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는 또 각종 대외협상에서 한국의 입장을 불리하게 만드는 등 그 후유증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나친 시장 개입이 부작용만 키우는 만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경고를 한 것인데요, 이런 얘기들이 나오니까 범세계적 달러화 약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 외환당국인 한국은행과 재경부의 인식차이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 일부에서는 더 나아가 재경부가 한국은행의 말을 무시하고 독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설 연휴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만났던 국가 경제정책자문회의의 일부 원로들도 이 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경우 정부가 환율의 하락을 막아주게되면 환율의 안정 에 의존해 수출해 벌어들인 돈으로 노조의 요구로 종업원의 임금인상과 복지 등에만 쏟아부어 기술 개발은 등한히 하는 전통이 있다는 것입니다.
환율이 자유변동제로 끊임없이 출렁거려야, 기업들의 환리스크관리 실력도 개선되고, 살아날 길은 기술 개발밖에 없다는 자각이 생겨 장기적으로 기업경쟁력이 좋아진다는 측면이 강하다는 얘기였습니다.
국제외환시장과 동떨어진 인위적인 환율의 하락 저지는 기업들을 나약하게 만들고 결국은 국민 경제 전체에 독이 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재경부에서는 너무 한쪽면만 보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불만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일축하는데요. 경제를 책임지는 정부당국으로써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기를 펴지 못하는 마당에 경기를 유일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수출까지 타격을 받게 해선 안된다는 강력한 주장입니다.
사실 이같은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국제외환시장의 중심지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시장이 사실 너무 작은 점도 이유로 지적됩니다.
우리의 경우 소규모의 대외 의존형의 경제체제이기 때문에 사실상 환율정책은 경제정책 수행에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 데요.
그러다보니 우리 외환당국의 동태는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사항이고, 어떤 외환정책을 쓰던 국내외 언론이나 이해 당사 기관에서는 비판이 나오게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환율이 시장에서 움직이는 대로 그냥 놔두면 '당국은 밥먹고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반면에 외환시장에 개입을 하게되면 자율 금융 시장체제가 무너진다고 아우성입니다.
우리나라 원-달러 하루 거래량은 이것 저것 합쳐서 겨우 한 30억달러에 그치는 수준인데요. 런던이나 도쿄나 뉴욕외환시장이 바다라면 서울외환시장은 조그마한 저수지 정도입니다. 이러다 보니 수출업체나 수입업체 입장이 서로 다르고, 외자 빚 많은 기업과 해외투자 많은 기업의 상황이 각자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금융기관들과 국내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처한 손익도 다릅니다. 이해당자자들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장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외환당국은 국가 경제 전체를 생각하면서 원만하고 조화롭게 수행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일부 언론이나 이해 당사자들의 무책임한 환율 정책에 대한 비판도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만큼 어느정도 자제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의 경우 개인적으로 한 15년전인 1990년 시장 평균환율제도를 도입한 때부터 서울 외환시장을 취재해왔는데, 현재 우리나라 재경부나 한국은행 외환시장 담당 라인의 면면을 보면 역대 어느 때보다도 대단히 우수한 엘리트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IMF를 겪으면서 '피 터지게'깨지면서 비싼 학습료를 내고 공부한 실력이기 때문에 인근 국가 어느 나라 관리들보다 실력과 내공이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해 주고 싶습니다. 시장 참가자들도 이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편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은 설연휴 직전에 지난주 초반의 국제외환시장의 달러화 약세의 주춤 거림이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지난 20일 달러화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존 국가들의 외환당국자들이 G7 회담에서 유로 강세에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는 보도로 인해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급반등했습니다. 이같은 달러화의 對유로화에 대한 급반등은 유로존이 유로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단기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된 때문이었구요.
對엔화에 대한 강세는 한산한 거래속에 장 막판 기술적인 반등에 힘입은 매수세가 일어난 때문이었습니다.
유로화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기준으로 달러당 1.2589달러에 거래돼서 그전날보다 0.0122달러 급락했고,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6.57엔에 움직였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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