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환당국, "天祭는 지냈고..東南風만 불면"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기억기자= 큰 판이 왔다. 신년들어 서울시장과 아시아시장의 트레이더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한국의 원화 움직임이다.
지난 97년, 내공과 실력을 가진 홍콩금융청(HKMA)이 홍콩달러 공격에 맞서 대회전을 치루면서 투기꾼들을 무릎을 꿇게 만들었던 신화를 2004년 우리 외환당국도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자기 책임하에 준엄한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는 시장참가자들이 당국의 유치한 시장전략과 소심함, 그리고 틈새를 간파하고 이를 이용해 큰 돈을 벌게될 것인가.
한국물을 다루는 시장 참가자들 입장에서는 과연 한국의 외환당국이 언제까지 환율을 방어할 것이며, 물러선다면 속도는 어느 정도 조절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일부 하이에나들에게도 이런 큰 먹이 감이 홀연히 나타나는 건 아무 때나 벌어지는 게 아니다.
수출을 통한 경기회복을 위해 공공연히 환율을 떠받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우리 외환당국 역시 이같은 시장게임의 속성 때문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외환당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이같은 점을 의식해 지난 11월부터 무리한 시장 개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재경부에 구두가 아닌 '문서'로 보내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러다보니 당국 내부에서도 의견에 균열이 생기는게 아니냐하는 의구심을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관심은 이러한 대회전의 싸움판에서 어느 쪽이 과연 최후의 승리를 거머 질 것이냐 하는 점이다.
당국은 이미 출정의 차비를 마치고 제단을 쌓고 제물을 바치는 천제(天祭)의 행사를 모두 마쳤다. 외평채를 발행하고 통안증권을 발행하는 것이 통화관리에 부담을 준다해서 역외선물환(NDF) 매도 제한 조치까지 취했다.
진인사(盡人事)를 다한 외환당국에게 과연 동남풍은 불어 젖힐 것인가.
동남풍은, 바깥 쪽에서는 2월초의 G-7의 결과와 일본경제와 미국의 경기의 회복 여부와 폭이고, 내외부 중간 바람으로는 북핵문제의 진행 등 대북 상황이다. 안으로는 국내 내수 경기의 회복 조짐도 포함된다.
만약 이들 중 한줄기 동남풍이라도 거세게 불면, 또는 불어 젖힐 기미라도 보인다면 큰 판의 싸움은 의외로 당국의 승리로 돌아가는 게임도 될 수 있다.
국내.외의 눈 밝은 시장 참가자들은 이 모든 사항을 의식하며, 시시각각 시장을 숨죽이며 쳐다보고 있다.
시장과 당국 양쪽이 벌이는 이 큰 게임에 양쪽 모두에게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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