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換리스크관리 모범기업 탐방-⑦> LG칼텍스정유
-한달에 5억달러 매수
-거래한도 내 자유 헤지..한도관리는 철저
-결제수요로 보수적 헤지 'MAR 거래' 이용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윤주 기자= "돈은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는 게 좌우명입니다."
97년 LG칼텍스정유에 입사해 외환 및 리스크관리 업무로 잔뼈가 굵은 박용철 과장은 8년째 금융시장을 지켜보며 몸과 마음으로 익힌 '돈'의 생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얼마만큼의 돈을 벌었다고 자랑하면 즉시 견제를 받게 되는 게 시장이므로 회사의 '돈 문제'에 관해서는 결코 자랑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환관리 현황 및 포지션 =원유는 기본적으로 달러화로 결제되는 데다 최종소비지에서 정제한다는 산업적 특성상, 실제로 환노출과 관련된 리스크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박과장의 입장이다.
그러나 달러화로 모든 결제가 이뤄지고 LG칼텍스가 나스닥 상장업체여서 미국일반회계준칙(GAAP)에 의한 B/S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영진이 관심있는 실제 적정 '익스포져'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게 리스크관리의 핵심이며, LG칼텍스의 적정 달러화 익스포져는 현재 수준으로 약 10억달러 내외이다.
익스포져 관리의 방도로는 선물환과 옵션, 선물 거래 등을 적극 활용한다.
LG칼텍스정유 외환팀은 주어진 한도 내에서 어느 정도 스펙(Speculation) 거래도 허용하는 정도로 탄력있는 리스크 관리를 한다.
그러나 외환운용방침이 사내 메뉴얼로 명문화돼있으며 거래 한도 설정에 대해 엄격한 내부 통제제도를 구축해놨다.
예를 들어 파생상품 거래 한도는 전체 달러화 적정 익스포져의 3분의1 수준에 해당하는 약 3억달러 정도로 포지션 한도가 정해져 있다.
손익 한도도 존재해 일정 선에서 손절매 등을 반드시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놨다.
IMF 당시에는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 상황으로 환차손이 약 1조5천억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작년의 경우는 환차익으로 약 10-20억달러를 벌었다.
LG칼텍스정유는 현재 연간 60억달러, 월 약 5억달러 정도의 원유를 수입한다.
뿐만 아니라 원유를 정제해서 나온 휘발유나 여러 석유화학제품을 시장여건에 따라 수출도 한다. 수입원유를 다시 싱가포르 시장에 되파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작년에는 일본이나 호주 등으로 휘발유를 많이 수출했고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비중도 높았다.
박과장은 "시장에서는 정유사를 주로 대표적인 달러 결제수요 세력으로 인식하고 GAAP에 의한 회계표준 상으로도 달러 숏(Short)포지션으로 되어 있지만 수출을 하기 때문에 롱(Long)으로 갈 때도 많다"고 말했다.
▲'MAR'거래와 여러 상품 활용= LG칼텍스정유는 결제에 필요한 달러화를 사들일 때 대부분 'Mar(Market average rate)' 거래를 이용한다.
박과장은 "하루 종일 시장을 모니터해 조금 더 싸게 사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환율을 예측하고 최저점에서 사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Mar로 사면 회계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주로 아침에 약 20분 정도 Mar로 거래한다"고 말했다.
LG칼텍스정유는 현재 MAR시장에 정유업체로는 유일하게 참가하고 있으며 업체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사자'주문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머지 익스포져 관리에 따른 한도 내 거래는 하루종일 시장을 모니터링해 이뤄진다.
원화와 달러화에 대한 익스포져를 매일 관리하기 때문에 옵션도 주로 일일정산과 평가가 가능한 플레인 바닐라(plain vanilla), 녹아웃(knock-out), 이그조틱(exotic) 옵션 등을 활용한다.
박과장은 "정유사가 선물환 매도(Forward Sell)거래를 하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경우도 있는 데 자금사정이나 환율전망에 따라 전략적으로 그같은 일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선물계좌를 만들어놓고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거래해 정산하고 평가할 수 있게되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박과장은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함이 앞선다고 했다.
평소처럼 퇴근한 후에도 집에서 계속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달러-엔 시세를 보고 있었는 데 갑자기 달러화가 폭락한 것.
TV를 켜고 비로소 믿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테러가 발생한 것을 파악한 박과장은 들고 있는 포지션 생각에 밤새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대한민국에서는 환율이 그토록 빠지지 못할 것'이란 점이었다고.
당국이 받쳐주는 물량으로 환율이 내렸어도 다시 오를 것이라는 쪽으로 분석하고, 박과장은 만에 하나라도 더 빠지면 무조건 사들인다는 생각을 했고, 다행히 대응은 성공적이었고 9.11테러 위기도 그럭저럭 헤쳐 나올 수 있었다.
박과장은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 개입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라면서도 "최근에는 경상수지 흑자 등 펀더멘털 요인을 좀 더 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LG칼텍스정유의 2004년 사업계획 환율은 1천200원이다.
yoo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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