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G7 재무회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나
  • 일시 : 2004-02-07 09:42:54
  • <초점> G7 재무회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윤주 기자= 지난 1985년 전세계 선진국 대표들은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훗날 외환시장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합의서를 마련했다. G5로 이뤄진 이 국가들은 달러화 이외 통화들의 평가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금리정책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실시하는 데 상호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바라던 대로 순조롭게 하락했다. 지난 1985년 초반부터 1987년 후반 사이에 엔화와 마르크화는 달러화에 대해 매우 극적인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선진7개국(G7) 두바이 재무회담 이후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G7이 이같은 과거의 역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결과적으로 두바이회담 성명서 발표 후 유로화는 지금까지 약 11%가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G7 재무회담이 열릴 때마다 주변에서 들끓게 되는 갖가지 여론속에서 이 회담의 영향력이 지난 1980년대 만큼은 못하게 됐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플라자합의 이후 정부 환시개입 시대가 정점을 이루게 됐고 뒤를 이은 루브르 협약(1987년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들이 달러약세를 저지하는 데 합의한 협정)이 종결됐으며 다소 아이러니컬하게도 세계화로 인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JP모건의 필립 서틀 세계 거시경제 전략가는 "1980년대에 맺어진 각종 합의서와 성명들이 발휘하는 효력이 더욱 활발했다"며 "시장이 여전히 다자협의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지만 과거보다는 강도가 덜해진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몇년간 각국에서는 스스로 경제를 돌보아야 한다는 의식이 크게 자리잡아나갔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보카라톤 회담을 앞에 두고도 개입에 대해 결연한 의지를 보인 것이 이같은 시각을 입증하는 한 예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난해 두바이회담 성명서가 '환율을 계속 주시하며 적절한 협력을 이뤄나가겠다'는 G7 종래의 문구에서 약간 탈피해 '달러약세를 용인한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에 반향이 컸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보카라톤 회담에서는 두바이회담 때와 비슷한 내용의 성명서가 채택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G7 회담 이후 달러화 매도세가 일어난다면 이는 성명문 내용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달러화는 예상치를 하회한 미국 비농업부문고용지표 발표 영향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그만큼 시장이 경제동향이라는 펀더멘털에 더 민감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카라톤회담 성명서가 두바이회담의 성명서를 재탕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는 상태라며 이미 달러약세가 장기적인 기조로 굳어있는 상황 속에서 시장은 회담 성명서에 이변이 없는 한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게다가 올해가 미국의 대선이라 수출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이론적으로라도 노동시장 개선을 돕는 달러약세를 미국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보카라톤 회담의 막후논의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든 간에 미국경제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는 달러약세기조가 정착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의 스티븐 잉글랜드 외환전략가는 "G7에서 어떤 말이 나오든지 간에 상관없다"며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달러화는 강세로 가고 금리가 현수준에서 머물러있으면 달러화는 계속 약세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문제인데 그 때 가서도 외국인들이 과연 미국 자산을 계속 보유하려 할 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yoo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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