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작년 두바이 G7회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엔-원 재정환율이 외환당국의 '디커플링' 논리가 나오기 전인 작년 두바이 선진7개국(G7)회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서울 환시에서 점쳐지고 있다.
엔-원이 최근 나흘간 20원 넘게 급락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천50원선에 바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5일 환시 참가자들은 이 선이 무너진다면 두바이 G7회담 이전 수준인 1천20원선까지 마땅한 지지선을 찾아볼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주호 HSBC 이사는 "엔-원은 그 동안 급등한 것에 대한 조정으로 1천20원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디커플링'의 역사= 엔-원 디커플링은 작년 글로벌 달러 약세가 심화하면서 달러-엔 낙폭이 깊어지자 달러-원의 하방경직성을 조성하기 위해 당국에서 들고 나온 개입논리다.
작년 9월19일 최중경 국제금융국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와 잠재된 리스크인 북핵문제 등을 감안해 볼때 원화 가치가 적정수준보다 더 절상됐다"며 "원화가 엔화와 적정밴드 내에서 동조해야겠지만 엔화가 극단적으로 움직인다면 원화가 엔화에 대해 '디커플링'해야 할 것"이라고 처음 언급했다.
이날 이전까지 100엔당 980-1천20원의 밴드에 있었던 엔-원은 같은달 20일 두바이 G7회담에서 '유연한 환율정책'의 언급이 나온 후 올해초까지 1천120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두바이 회담을 전후로 113엔에서 최저 105엔선까지 밀렸고 달러-원은 1천170원대서 최저 1천145원으로 하락했다가 최고 1천209원까지 되올랐었다.
■엔-원 수준은 당국 개입강도 잣대= 서울 환시에서 엔-원 레벨은 당국의 개입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초 당국이 차액결제선물환(NDF)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장개입 강도가 완화되는 것이 감지됐다. 거의 동시에 엔-원이 1천120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삼성선물은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출업계의 채산성 악화, 물가 불안 등으로 당국의 고환율 유지 명분이 후퇴해 개입당도를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주변여건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영향도 있다.
지난 나흘간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2조원대에 육박하면서 폭증한 매물부담을 당국이 감당하기 벅찬 데다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국가들의 환시개입을 싸잡아 비난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일 뉴욕 경제학클럽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환율 방어를 위한 미국 달러화 매입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천50원 기로에 선 엔-원= 거래소 주가가 900선 위로 올라서면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의 지속을 예상하는 시장의 시각이 많아지고 있고 수출호조에 따른 기업들의 수출대금 환전 물량도 서울환시의 달러화 공급을 계속 유지시켜 줄 것이다.
결국 심리적 지지선인 엔-원 1천50원선이 지켜지려면 이들 물량에 의한 하락압력이 흡수돼야 할 것이라는 시장의 중론이다.
물론 시장 자체적으로 물량부담을 완화해줄 요인이 없지는 않다.
글로벌 달러 반등세가 지속하면서 달러-엔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3월부터 본격적인 배당금 수요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하지만 이미 상승세의 예봉이 꺾인 엔-원의 하락을 제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당국의 개입의지표출이라며 당국의 개입 여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이 엔-원 환율 하락을 막아서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세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특히 지난주까지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경제펀더멘털상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시장에 시그널을 보냈던 당국이 이번주들어서는 그 의지가 사라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달러-엔의 상승이 엔화 약세 요인의 의한 것이 아니고 기술적 요인인데다 역내 공급물량 부담이 계속되고 있어 엔-원이 1천50원선 아래로 더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 1천70원선이 깨졌기 때문에 엔-원은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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