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외환당국, 日처럼 개입에서 발 빼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지난주 달러-엔과 달러-원이 동반 급락한 양상을 두고 한.일 외환당국의 개입의지가 모두 후퇴했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이럴 때 일수록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지난 한 주 동안 달러-엔 환율은 일본 외환당국의 환시 개입규모 축소 관측 보도여파로 110엔대 후반에서 106엔대 중반까지 내리막길만 탔다.
달러-원 환율도 같은기간 1천180.80원에서 1천158.40원으로 미끄러졌다.
이런 상황에서 참가자들을 헷갈리게 한 것은 지난주 연합인포맥스(대표이사 사장 김원호)가 주최한 '동북아 금융중심을 위한 간담회(제8회)'에서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의 '수급균형'과 '긴 호흡' 발언이다.
■지난주 달러-원 하락 풀이= 지난주 달러-원의 하락은 달러-엔 급락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지난 16일 최중경 국제국장의 발언 영향이 컸다고 풀이됐다.
최 국장은 "이제 수급 균형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참가자 모두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참가자들이 모두 당국의 '수급균형' 한 마디에 매료됐던 셈"이라며 "이 발언에 근거해 달러-엔 하락을 무시하고 장중 달러화를 사보았지만 결국 손절매에 나서는 양상을 되풀이했다"고 풀이했다.
사실 외국인 배당금 수요, 수출업체들 선매도, 외국인 주식 매수 완화 등으로 과거 공급우위였던 수급구조가 점차 완화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 지난주 엔-원 재정환율은 달러-엔 급락에도 100엔당 1천60원대에서 1천80원대로 상승했다.
■'개입' 이제 사라진 것인가= '긴 호흡'이란 것이 개입 후퇴를 의미하는 것일까.
참가자들은 이 단어는 현 상황에서 개입후퇴'라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차액결제선물환(NDF)거래 규제와 관련 처음 등장했던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10일 재경부의 고위 관계자는 G7회담 후 달러-원이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과 관련,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호흡을 길게 가져간다'는 말이 시장 개입의 완화를 의미하냐는 질문에는, "NDF를 규제하는 한 정부는 급할 게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지난주 최 국장의 '긴 호흡' 발언은 NDF규제를 함으로써 큰 달러화 공급선로 중 하나를 차단했고 따라서 이전처럼 개입을 자주 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이전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이는 인포맥스 주최 간담회에서 최 국장의 다른 발언에서도 재확인된다.
이날 최 국장은 "공급 쪽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NDF와 기업 순매도, 외국인 주식자금 동향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여러 정황상 수급이 균형점에 다가온 것 같기 때문에 외환당국이나 여러분 모두 이제 호흡을 길게 갖고 시장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전략'은 바뀌지 않았다= 전저점 수준까지 내려온 달러-원의 추가 하락을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최 국장은 인포맥스 간담회에서 "정부는 항상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는다"며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최소한도 범위 내에서 막았다 생각하면 더 이상 시장 참가자들을 궁지에 몰아넣지는 않는다"고 정부의 환시개입 기본입장을 설명했다.
이 발언에 비춰 본다면 분명 지난주 한.일 외환당국은 참을 수 있는 수준을 좀더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지난주 정례브리핑에서 "환율에 대한 대답은 기대치 말라"고 답한 상황에서 밑에 실무자들도 가능한 말을 아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국이 여전히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탄핵정국이 경제불안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을 포기할 것인가 되물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주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환시안정 의지가 여전함을 간접 시사했다.
일본당국이 개입의지를 철회한 것으로 보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일본 당국이 지금 발을 뺀다는 것은 그 동안의 노력을 전부 수포로 만드는 일"이라며 "일본당국이 그런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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