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前금감원 부원장보, 국민銀 감사선임 거부 일지>(종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이순철 현 하나은행 감사의 2년 전 금융감독 원 부원장보 시절 국민은행 감사 선임을 거부했던 상황을 기록한 일지가 공개돼 금 융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순철 전 부원장의 국민은행 감사 선임 거부 파문과 관련한 일지 공개는 금감 원의 인사요청이 시중은행에 어떻게 전달되고 조율하는지를 상세히 보여주고 있어 금융당국의 인사개입과 관치금융 행태와 관련해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최근 이 메모 자료는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직원 내부 게시판에 등장한 뒤 900 여회의 폭발적인 다운로드를 통해 관심을 보였다가, 즉시 문제가 되자 게시판에서 삭제된 내용이다.
14일 연합인포맥스가 입수한 관련일지는 당시 이순철보가 국민은행의 감사 자리 가 단독감사가 아니라 2인 공동 감사라는 사실을 알게된 후 금감원 임원을 시중은행 공동 감사로 선임한 것은 자신을 '능력없는 식객'취급을 한 것이라며, 감사직을 거부해 통의동 사옥으로 내쳐 지기까지 한 달여 기간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
이 일지는 '국민은행 감사선임 관련일지'라는 제목으로 ▲관련일지 ▲신문기사 주요내용 및 가판.본판 비교 ▲국민은행 감사 선임 관련기사 목록 등의 내용을 약 5 0페이지 분량이다.
일지는 2002년 2월15일 당시 이 부원장보가 이근영 금감원장으로부터 국민은행 감사로 가는 것이 어떠냐는 제의를 받고 "더 근무하고 싶으나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 기 위해 원장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라고 수락하면서 시작된다.
같은 해 3월4일 이 보는 당시 국민은행 이철주 감사로부터 "(국민은행에서)오늘 아침 이 보와 나를 공동 상근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는 전화를 받고 이 원장, 정기홍 부원장, 강권석 부원장, 김정태 국민은행장 등을 통해 국민은행이 애초부터 복수감사를 선임할 계획이었던 사실이 자신에게만 사전에 통보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다.
김정태 행장은 같은날 이순철 보에게 "내가 원장한테 이철주 감사와 이 보를 공 동감사로 하겠다고 했는데 원장이 이 사실을 이 보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한다.
결국 이 보는 정기홍 부원장과 전화통화에서, "복수 상근감사제는 객관적으로 볼 때 내가 감독원에서 내려간 능력 없는 식객으로 일반인들이 이해하도록 만들었다"며 "내가 필요한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는 직장으로 갈 생각은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 후 금감원 잔류의사를 선언 하기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이순철보는 이근영 위원장을 비롯한 당시 오갑수 부원장, 김 석동 국장, 양성용 실장, 안병훈 박사, 양동혁 감사, 박진원 변호사, 이종구 상임위 원, 장승우 장관, 김상훈 의장, 박상용 교수, 유시열 은행연합회장 등으로부터 잔류 선언을 번복할 것을 전방위적으로 권고 받는다.
이에 대해 이 보는 같은달 20일 국민은행 감사로 갈 의사가 없음을 김정태 행장 에게 내용증명으로 통보하고, 결국 22일 이 원장으로부터 사실상 보직을 해임당하고 금융감독원 건물에서 통의동 사옥으로 옮기도록 조치 받는다.
당시 이 보는 "임원의 업무분장은 원장의 고유 권한이므로 업무분장결과에 승복 하여 통의동 사옥을 가서 근무하겠다"고 언론에 밝힌다.
한은과 금감원 관계자들은 이번 이순철보의 업무 메모일지는 이순철 하나은행 감사의 평소의 꼼꼼한 기록 성향을 감안할 때 충분히 사실일 것이라며, 예전 한국은 행 과장시절 상사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첫 출범한 한은노조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을 제기해 3년만에 승소한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하방 인사의 과정 중 일부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일 수 있다" 면서 "하지만 이미 다 지난 일을 다시 들춰내는 관련 당사자들의 이름까지 거명되어 거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눈앞에 이익을 마다하고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는 점에서 금감원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기도 하지만, 조직 구성원으로서 조직질서 를 어지럽혔다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순철씨는 이와관련 14일 오전 연합인포맥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국 민은행 김정태행장과 이근영 원장 둘중 한명은 인사와 관련해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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