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한국은행, KIC 보유액 운용에 강도 높은 비판제기
  • 일시 : 2004-05-31 10:45:10
  • <해설> 한국은행, KIC 보유액 운용에 강도 높은 비판제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한국은행이 한국투자공사(KIC)출범 관련한 외환보유액과 관련해 강도높은 주장을 하는 등 포문을 열었다. KIC는 작년말 청와대 동북아 경제중심위원회가 중심이 돼,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벤치마크해 설립되는 자산운용기관으로 초기자산을 외환보유액에서 빼내 마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31일 이영균 한국은행 국제담당 부총재보는 창사 4주년을 맞은 연합인포맥스와의 단독 인터뷰(관련기사 31일 오전 8시57분 연합인포맥스 송고)에서, "이 자리를 빌려 외환보유액에 대해 모든 분들이 정확한 개념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가 한국투자공사(KIC)의 설립 재원으로써 외환보유액을 사용하려면 한은의 통화안정증권을 줄이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처럼 한은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실명으로 문제지적에 나서는 것은 현재 KIC의 출범에 관한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법안이 한은의 입장을 아예 배제하거나 상당히 불합리한 내용을 담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KIC 관련 법안의 추진 과정에서 한은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진통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이영균 부총재보는 또 "KIC가 외환보유액을 쓰려거든 30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을 가져다 쓰라"며 "한은의 동의가 없는 사용은 현실적으로 안 되고 굳이 국가적으로 사용한다면 한은의 부채부문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 부총재보는 싱가포르 재무부장관에게 직접 질문해 답변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했다. "싱가포르 재무부장관도 싱가포르투자공사(GIC)는 외환보유액을 오운(own)하는 것이 아니고 매니지(manage)할 뿐이라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GIC는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설정해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수수료를 챙기지 맘대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KIC가 한은의 외환보유액을 떼 갈경우 지난 환란 때 시중은행들에 예탁했던 외환보유액이 실제 국가위기시 무용지물이었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KIC가 외환보유액을 갖게되면 외환보유액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며 "환란 때 이미 외환보유액 감소가 국가신용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경험했고 국제통화기금(IMF)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인정하는 외환보유액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은의 다른 고위 관계자도 "KIC문제는 국제 쪽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통화정책은 물론 한은의 독립성까지 거론할 수 있는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 법안이 만들어질지 알려진 것이 없으나 운용수익 부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운용해서 수익이 생기면 주고 아니면 말고식이 될 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재경부에서 법안을 만들기 전에 한은에 공식적인 의견을 제출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은 없지만 부채 부문을 놔두고 외환보유액만 떼 가는 것에 대해서 한은의 원칙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IC 법안이 현재 준비 중인 점을 감안해 한은이 미리 사전적으로 쐬기를 밖아 대내외 주의를 환기 시켜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대한 정부 당국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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