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라운드테이블-③> 서울換市 외평채발행의 '게임이론'
-- 지난주 국회 본회의에서 외평채 발행 한도가 11조원으로 확대안이 통과됐습니다. 이로써 외환당국은 개입에 필요한 두둑한 실탄을 보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논란을 겪은 재경부가 내놓은 안에 대해 여야가 모두 동의했다는 점은 향후 환율 정책의 방향과 수출 버팀목을 위한 경제정책 추진이 흔들림 없을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재경부는 이제 환율 정책에서 만큼은 칼 자루를 확실하게 쥔 상당히 느긋한 입장에 놓이게 됐습니다.
지난 16일 밤 늦게 천안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재경부와 출입기자단의 정책토론회가 열린 자리에서 연합인포맥스 기자가 정부가 외평채 한도를 어느 정도 활용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재경부 고위당국자는 "외평채 한도를 확대한 것은 기본적으로 전액 사용하기 위해서 했다기 보다는 필요에 의해 사용할 여지를 구축해 놓은 것" 이라고 재차 밝혔습니다.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전액 활용할 수도 있고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시장과 거대한 게임을 벌리겠다는 속셈을 거침없이 공개한 것입니다.
이제 당분간은 서울외환시장에서 참가자들은 싫던 좋던 외환당국이 멍석을 펴놓은 이러한 큰 게임판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형국입니다.
-- 외평채를 사이에 두고 당국과 시장이 벌이는 서울외환시장의 게임을 '게임이론'을 원용해 살펴보는 것은 향후 서울외환시장이 전개될 방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게임이론이란 아시다 시피 60년전 쯤에 폰 뉴먼과 모겐스테른이 창시해서 발전을 거듭해오는 이론이죠, 이해가 엇갈리는 경쟁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의 전략적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인데요, 전략적이라 함은 한 사람이 어떤 행동을 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이 그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미리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 각종 게임이론의 다양한 모형은 많은 데요, 서울외환시장에 대입해볼만 게임 이론이라면 다소 이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만 '다인(多人) 협조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가자가 3인 이상이고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사전교신이 허용되는 게임을 말합니다. 다인협조게임이 다른 모형과 구별되 수 있는 가장 큰차이는 결탁에 있습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 결탁의 의미를 잘 아실 것입니다. 외환당국과 시장이 현재는 '1 對 다(多)'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이 다(多)는 균열이 생기고 언제든지 소수로 전락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달러-엔이 다시 강세로 반전되거나, 일본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그리 화끈하지 않고, 중국의 경기 연착륙이 가능해지는 등 국제 경제의 펀드멘틀이 변할 경우 당국의 운신폭은 커지고 이 '一對多'의 구도는 큰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펀드 멘틀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는 당국의 입지는 좁아질 것입니다. 예컨데 달러-엔이 100엔대를 향해 추락하고, 국내 수입 물가를 자극해 내수가 더욱 침체하게 만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외평채를 활용하는 데는 아무래도 제한 받겠죠.
따라서 시장의 참가자가 2인 이상이 결탁하여 다른 참가자에 대항할 수 있는 상황은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현재 서울환시의 참가자들은 100여개 기관의 인터뱅크 원-달러 딜러들인 데요, 일회에 끝나는 것이 아닌 연속적인 반복의 의사결정과 이들의 심리적인 흐름은 언제든지 외환당국에서는 활용하고 조장할 수 있지만, 반대로 당국을 궁지로 몰아갈 개연성도 있을 것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자기의 이득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고 각자 행동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득을 취할려고 할 것이고, 결탁을 통하여 각자의 이득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당국의 외평채 게임의 관전은 시장의 큰 구경 거리 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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