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라운드테이블> 시장과 외환당국은 서로 믿는가
  • 일시 : 2004-09-13 07:25:15
  • <월요라운드테이블> 시장과 외환당국은 서로 믿는가



    --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은 달러-엔의 향방에 영향을 받겠지만 추석을 앞둔 공급우위의 네고장이 다가오는데, 방어선이 1,140원선으로 후퇴한 뒤, 당국의 대응이 관심사항입니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여러 차례 시장에 투기적인 조짐이 발견된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요, 문제는 이 투기적인 조짐을 어떻다고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시장과 당국 간에는 시각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추석전의 네고 물량의 유입을 예견하고 미리 물량 확보하는 매매에 임할 경우 이는 어디까지를 투기적인 매매로 봐야할까요. -- 지난주에 외환당국자는, 상황에 따라 시장 개입 강도는 바뀔 수 있지만 기조는 바뀔 수 없다, 작년 연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서울환시에는 평소 2-3% 정도였던 헤지펀드들의 거래비중이 20% 가깝게 늘어났었다. 그런 경우 강력하게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얘기 했었습니다. 당국자가 정의한 시장의 투기적인 움직임이 이번 주에 어느 정도 나타날지 궁금하고요, 이 경우 당국자가 실제 행동에 나설지에 따라 1,140원이 지켜지느냐 하는 문제도 결정될 것 같습니다. -- 프랑스 속담에 `사람은 자기를 기다리게 하는 자의 결점을 계산한다`고 했는데,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중요한 공적인 약속에 늦으면 만남은 처음부터 ‘한 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죠. 더구나 공적인 중요한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했으면 나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 애초부터 무너지게 됩니다. 만약 약속을 2번 이상 빈번하게 못 지키게 되면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게 되죠. 빈번의 기준이 또 애매하고 주관적인데 심리학에서는 보통 3∼5회 정도라고 한다고 합니다. 좋은 정보가 3∼5회는 들어와 주어야 `불신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데, 한번 깨진 신뢰를 만회하려면 몇 곱절로 애써야 만회가 될 듯 말 듯 한 것이 현실입니다.   -- IMF를 지나오면서 외환당국자와 서울환시 참가자들간에는 불신은 상당히 완화된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인 불신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외환당국자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다', 당국자의 말은 '상황에 따라 논리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 한다면 외환당국의 행보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시장에서 당국의 정책 수행은 상당한 코스트 수반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당국의 말과 행동에 대해 시장이 완벽하게 신뢰하고 두려워 하면 1,140원을 지키는데 들어가는 방어비용은 단돈 한푼 안들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만약 특정 환율대에 방어 비용이 10억 달러가 들었다면 이는 당국과 시장의 '신뢰의 가치에 지불한 돈' 이며 비용일 것입니다. 외환당국은 이번 주에도 바로 이 '신뢰의 관리'를 위해 고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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