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라운드테이블-③> 위앤, 엔, 원화
  • 일시 : 2004-10-04 07:20:21
  • <월요라운드테이블-③> 위앤, 엔, 원화



    -- 작년에 미조구치 젠베이 일본 재무관이 서울방문 길에 사석에서 라운드테이블자에게 위앤화와 엔화와 원화의 한자 글자는 같은 역사적 의미와 뿌리를 두고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 데요, 한.중.일 3국의 통화가치 등락이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번주는 위앤화 절상 압박의 충격파에 엔화와 원화가 어떻게 움직임일 것인지에 외환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주말 동안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IMF총회와 세계은행 총회가 워싱턴에서 열려서 위앤화에 대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박승 한은총재, 각 국책 금융 기관장, 시중은행장들이 대거 국제금융 외교의 현장인 워싱턴으로 날아 갔습니다. 조금 얘기가 빗겨나가긴 합니다만, IMF 이후 우리나라의 금융외교가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만 여전히 여러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예컨데 언론인 입장에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안인 달러-엔 환율의 문제라던가 위앤화의 정책을 둘러싼 부분에 대해서는 취재 대상은 우리 나라 관리들이나 전문가들에게는 그다지 기대할 것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적으로 외신들의 보도에 의존해야 하고 겨우 영향력이 큰 일본이나 중국, 미국의 관리들과 전문가들 접촉해서 간접적으로 귀동냥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 국제금융관련 회의에 참석한 우리나라 재무관료나 금융관계자들에게 취재할 경우 두리뭉실한 '장님 코끼리 만지기' 같은 대답만이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가 이해관계가 직결된 금융외교 분야에서는 아직도 우리나라는 심지어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 조차도 못미치는 걸음마 수준이며, 국제금융계의 초보적인 인적 네트워크조차 제대로 축적되고 형성해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가 없는 것은 당연할 뿐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전략을 세운다는 건 연목구어입니다. 일부를 제외하면 리셉션 장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처럼 한쪽에서 샴페인만 홀짝거리는가하면, 통역자를 대동하지 않으면 얼굴이 불안해지고, 한국계 사람들끼리만 모여 웅성거립니다. 영어라는 언어의 장벽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는 그동안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국제금융 영역의 전문가를 키우는데 투자를 게을리 한 때문입니다. 정부와 민간의 시스템이 이러하다는 것은 한국의 국가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얘깁니다. 조직적인 반성과 대안들이 나와야할 것입니다. --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G-7이 발표한 성명에서 환율 문제와 관련해 '보다 유연한 환율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하고 '중국이 변동환율제 전환을 공식 천명 '했다고 합니다. 성명은 또 환율 급등락과 무질서한 움직임은 경제 성장에 있어 바람직하지 않고, G-7은 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는 한편 적절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환율 유연성을 결여하고 있는 주요 국가나 경제권이 시장 메커니즘에 기반한 국제 금융 시스템의 광범위하고 안정적인 조정을 위해 환율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강조했구요. 이번 G7 회담에서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총재들은 중국을 처음으로 특별 게스트로 초청해 공식 만찬회동을 가졌습니다. 중국의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위상에 큰 전환점이 된 계기죠, 이번에 중국 대표단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도 참석했습니다. -- 이번 G7 본회담에 앞서 미국은 일본 및 중국 등과 잇따라 별도 회동을 갖고 환율 문제 등을 조율했는 데요,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진런칭(金人慶) 중국 재정부장과 회담한 후 중국이 변동 환율제로 단계적으로 이동한다는 방침이 확고하다는 점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만찬 회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외신과 회견에서 "외환제도 손질을 위해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면서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조기 실행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 시장 일각에서는 당초에 이번에 열린 선진 7개국(G7) 회담과 국제통화기금 (IMF)ㆍ세계은행 총회에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상당히 고조될 전망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그 강도는 그다지 쎄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국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따라서 중국이 변동환율제 도입을 하더라도 시일이 걸리고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 달러-원도 크게 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국제금융계가 지속적으로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경우 큰 그림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의 외환 시장 개입명분도 상당부분 약화시킬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앤의 절상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한 당국이 양보하더라도 1,130원대 선 정도가 저지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위안화 절상이 실제 단행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전문가들은 이 때는 달러-원이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만약 위안화가 5% 정도 절상되면 달러-원은 1,100원대 초반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엔화를 비롯한 아시아권 통화가 전반적으로 평가절상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정부도 수출 확대를 위해 원화값 상승을 인위적으로 막아왔지만 더 이상 원화값 상승을 가로막는 식의 시장 개입에도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 반면에 위안화 평가절상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위안화 평가절상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경우에만 원화값 절상이 이뤄질 것이지만, 최근 국제 유가 급등과 한국과 미국간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이탈 가능 성 등을 감안할 때, 위안화 평가절상 요인을 배제할 경우 연말까지 달러-원은 오히려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만약 4분기에 위안화 평가절상이 변죽만 울리고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달러-원은 오히려 1,180원대 이상으로 오히려 도로 튈 공산도 높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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