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換市개입 비용, 수출 2천억$ 달성의 그림자인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5년 간 국가채무 증가분의 30%를 차지하는 환율방어 비용이 수출 2천억달러 달성의 어두운 이면이라는 지적이 서울환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2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추세라면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올해 누적 통관기준 수출액이 2천억달러를 돌파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 64년 1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71년 10억달러, 77년 100억달러, 95년 1천억달러를 넘어섰고 이번 2천억달러 달성으로 정확히 40년동안 규모면에서 2천배나 성장한다.
이는 내수.투자의 부진으로 경기가 냉랭한 국민경제에 좋은 소식이고 지난 90년대말 외환위기를 극복한 주역으로 수출에 대한 평가도 높이는 기회다.
하지만 서울환시의 참가자들은 수출 2천억달러 달성의 이면에는 막대한 환율방어 비용이라는 그림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기획예산처가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IMF사태 와중인 99년 이후 5년간 67조1천억원, 68%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가 10조8천억원에서 33조5천억원으로 22조7천억원 증가, 전체 증가분의 33.8%를 차지했다.
또 99년부터 올해까지 수출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외평기금 규모와 누적손실액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수출이 규모면에서 99년 1천453억달러에서 올해 2천억달러까지 늘어난 것과 같이 외평기금의 외화자산도 99넌 96억달러에서 올해 318억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또 기획예산처가 발간한 기금존치보고서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인정되더라도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외평기금의 누적손실 규모에 대한 정보 공개와 이의 해결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문제점을 거론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수출 2천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사실상 외평기금규모 300억달러가 그 비용으로 쓰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환시개입이 급격한 환율 변동을 안정시키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앞으로도 효율성 측면에서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수 하나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에 수렴한다는 전제하에 당국은 큰 흐름인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와 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을 인정해야 한다"며 "당국은 단기적인 환율 움직임에 많은 신경과 비용을 들이는 것에 대해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석태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환율방어가 수출을 증가시키는지 증명된 바도 없고 또 수출이 나빠지면 환율을 올릴 것이냐는 것도 당국에 딜레마"라며 "환시개입이 결국 서울환시의 변동성 위축을 가져온 것은 정부의 동북아금융허브 구축에도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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