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제금융시장은 소용돌이 치는데..
  • 일시 : 2004-10-26 10:14:09
  • <기자수첩> 국제금융시장은 소용돌이 치는데..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기억기자=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중략)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중략)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한국의 가을 하늘은 '쭉’짜면 푸른 쪽빛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한 맑은 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세계 경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 작은 우연과 변동성으로도 세계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모든 거래 주체들은 심리적으로 얼어붙어 있다. 월스트릿저널은 최근의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의 형태와 전개과정이 지난 1929년 대공황 당시의 세계 금융위기 당시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격의 변동성이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메카니즘이 변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량 금융전문가들은 특정 금융모델에 의거해서 가격 변동성에 대한 확률을 계산하는데 매달려있지만 이들의 노력은 언제나 실제 현실에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2주전 한국을 방문했던 로버트 멘델 교수의 경우는 ‘금융시장의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없다’는 명제로 노벨상을 받았겠는가. 계량경제학자들의 경우 예컨데 지난 1929년 '검은 화요일' 당시 다우지수는 13% 급락한 것은 확률상 10의 26승분의 1에 불과했고, 지난 1987년의 블랙 먼데이의 경우는 10의 50승분의 1의 확률이라고 계산한다. 현실에서는 일어나기가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그래프상의 '종형곡선(Bell Curve)'의 양극단 부분에서 벌어질 가능성의 일들이 점점 넓은 면적을 확보하게 되고, 현실 시장은 점점 예측불허로 움직이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이 시대의 구루(GURU)의 한 사람인 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7월달에 취기가 도는 얼굴로 경제 위기론과 관련해서 재미난 얘기를 했었다.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을 펼치는 공무원 언론, 학계에는 '위기증후군' 이라는 일종의 내적인 강박관념의 병적 증세가 존재한다, 이는 경제정책을 펼치는 정부나 언론, 학계가 모두 IMF 외환위기를 사전에 제대로 예고하고 경보하지 않았다는 자괴감 때문에 가지게 된 집단적인 심리상태"라고 지적한바 있다. 그는 그러면서 "나 자신도 이러한 증후군에서 예외일 수가 없으며 개인적으로 수시로 혹시 현재 상황이 위기가 아닌가 하고 긴장하는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 이같은 얘기를 폴 볼커 전 FRB의장 같은 사람이 직접 들었다면 "정책 당국자의 위기감 인식의 부재가 이 시대의 가장 큰 불확실성의 원인" 이라고 일갈했을 법도 하다. 아무튼 유가는 최근 1년동안 80%가 급등하고, 미국 대통령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달러-엔 환율은 100엔대를 향해 거침없이 내닫고 있다. 당연히 서울외환시장도 오랜 지지선이었던 1,140원선이 붕괴하면서 요동을 치고 있다. 하늘은 청명하지만 가랑잎 하나의 흔들림에도 예민한 금융당국과 거래자들에게 한층 더 긴장감을 주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