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개입에 발권력 쓰지 않았나'<한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한국은행은 박승 총재와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의 조찬회동에서 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한은에 발권력 동원을 요구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드러냈다.
22일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모든 중앙은행은 매일매일 시장참여(Daily operation)에 나서고, 사용하는 자금의 성격은 같다"며 "이는 중앙은행의 고유한 업무인 발권에서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발권력 동원을 요청했다'는 표현이 외신을 통해 헤지펀들이나 해외투자은행들한테 전해질 경우 경제상식도 모르는 나라로 오인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환시참가자들은 이같은 언론의 보도는 환율방어의 주체를 정부로만 알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용국고채의 발행한도 소진을 외환당국의 개입능력 상실과 동일시하는 오해에서 비롯했다고 풀이했다.
즉 전세계에서 일본과 한국이 거의 유일하게 정부의 외평기금으로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을 뿐인데도 환시장 개입이 마치 정부의 고유한 업무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사실 외환시장의 조작은 각 나라별 차이는 있지만 주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차원에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사용하는 자금이 모두 발권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부의 환시채 발행 한도가 다 된 것을 가지고 외환당국이 개입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며 "얕은 독을 가진 정부보다 발권력이라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독을 가진 중앙은행의 존재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언론의 보도처럼 당국의 개입능력이 상실됐는데 왜 해외투기세력이 서울환시를 가만두냐"며 "이는 발권력이라는 곳간이 중앙은행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오늘 외환당국 수장끼리의 회동은 개입을 부탁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국 내부에서 환율 급락세를 문제삼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이런 맥락에서 역외세력도 잠잠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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