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의 순진한 국제금융시장 친구論
  • 일시 : 2004-11-29 08:34:57
  • <기자수첩> 정부의 순진한 국제금융시장 친구論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정부가 내세우는 한국투자공사(KIC)설립의 근거 가운데 하나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KIC 공청회에서 참석한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진술인들도 설립의 찬반을 떠나서 이점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공청회에서 찬성쪽 의견을 많이 낸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KIC는 자금 위탁을 통한 해외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찬성하는 재경부 출신 의원들은 "한은이 환란 당시의 외환보유액 관리 실패를 안고 있고 그 기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든가, "중국, 일본, 대만 등의 나라들도 한 기관에 보유액의 운용을 맡겨두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등 한은 일방의 보유액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측의 주장에 대해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정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친구를 사귀겠다는 것'은 지난 97년 환란 당시 국제금융시장에서 소외당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왔다고 이해가 가지만, 이는 국제금융시장의 속성과 현실을 너무 모르는 순진함이라고 꼬집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투자은행이나 펀드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냉혈한 속성을 가진 존재들이며 이들을 맘씨 좋은 친구로 이해하고 접근해나간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순진한 태도로는 국제금융시장의 하이에나들을 상대로 국익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환란 당시 백방으로 돈을 빌리러 다녔지만 모두가 냉혹하게 거절했었다"며 "세계정치.경제가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증이나 마찬가지인 국제통화기금(IMF)이 나서기 전까지 어느 나라도, 금융기관도 친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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