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환시 재료점검> 국제환시장의 관성
(서울=연합인포맥스) 물체가 현재의 운동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을 뜻하는 관성이 환율 흐름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전주 뉴욕환시에서 유로화 가치는 미국 고용지표의 실망스런 발표를 다시 재료로 삼아 달러화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1.34달러대로 진입했다.
다만 달러-엔의 경우는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감으로 102엔선에서 추가 하락이 막혔다.
이같은 기존의 글로벌 달러 약세의 관성이 유지된 데에는 미경제지표가 비단 나쁘게 나온 것 뿐 아니라 다른 재료들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부시 행정부는 강한 달러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면서도 통화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중국은 5일 폐막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05년에도 견실한 금융ㆍ재정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으나 위앤화 절상에 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이같이 추세는 여전함이 다시 확인됐지만 속도면에서는 변화가 있을 여지가 있다.
월말이 마무리되면서 전주부터 수출업체들의 매물강도가 둔화한 데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지속하면서 서울환시에 직접 달러 매수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역외세력의 매수헤지 수요를 초래하기도 하는 양상이다.
또 그 동안 원화 절상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 나오는 데다 글로벌 달러 약세로 개별국가의 경제가 안 좋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앤서니 산토메로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여전히 기준금리를 점진적인 속도로 인상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식 화폐인 '루블'의 대(對)달러 환율이 지난 2일부터 1달러당 28루블 밑으로 떨어지면서 경제 위축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재무부의 하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미국을 상대로 한 주요 교역국 중 환율조작국은 없다고 분석된 것이 우리 외환당국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
오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결정이 있는 것은 시장의 관망요인이다.
▲환율 시장에서 결정돼야=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3일 부시 행정부는 강한 달러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산업선진20개국(G20) 회의에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 는 최선의 길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는 한편 교역 상대국들의 경제 성장세가 강 화되고 환율 유연성이 확대되는 것이라는 데 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스노 장관은 또 포괄적 접근이 현재 요구되는 질서 있는 조정 과정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통화 가치는 자유로운 자본 흐름이 보장되는 공개적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환율 조작국 없어= 미국 재무부는 중국과 일본 등 어떤 국가도 불공정한 이익을 점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는 않다고 3일(이하 미국시간)하반기 환율정책 정례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 중 어느 국가도 지적될 만한 기술적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서 다수 경제권이 페그제를 유지하거나 환시에 개입하고 있지만 그 자체가 법적인 검토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재무무 환율 보고서 한국편= 한국 정부는 올해 속도는 완만했지만 지속적으로 환시에 개입해왔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올 상반기에 117억달러가 증가하면서 현재 1천662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한국 단기부채의 총 2.8배 규모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4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와 관련해 전격 규제를 단 행한지 한달만에 다시 완화 조치를 발표했었다.
이러한 조치는 원화 환율에 대한 투기적 매수세를 부추긴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3.1% 뛰어올랐다.
이를 실효환율로 평가할 경우 6개월간 원화 절상률은 5.5%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앤화 절상 계획 없어= 중국은 5일 폐막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05년에도 견실한 금융ㆍ재정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 폐막 선언을 인용, 세계 경제계의 최대 관심사인 위안화 재평가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시장기능 활용과 법적 장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만 전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 부작용= 러시아의 공식 화폐인 '루블'의 대(對)달러 환율이 지난 2일부터 1달러당 28루블 밑으로 떨어지면서 경제 위축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러시아 중앙은행이 고시한 공식 환율은 1달러에 27.9271루블까지 하락했다.
러시아 제품의 경쟁력은 그동안 루블에 대한 평가절하를 통해 어렵게 유지해왔 는데 이젠 그같은 장점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일 달러로 부유해진 러시아 인들은 외국산 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았으나 대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 주식 투자금 유출=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자금 가운데 해외로 빠져 나간 액수가 지난 10월중 112억달러 약 12조원에 달하면서 월간실적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환율급락으로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팔아 달러로 바꿔 대거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중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 유입액은 96억4천만 달러인데 비해 유출액은 111억7천만달러로 15억2천만달러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중국 내 핫머니 문제= 중국 당국이 단기간 내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일축하자 중국 현지 금융가에서는 단기 환차익을 노린 국제 핫머니의 유입이 과연 줄어들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확실하게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핫머니의 유입이 줄어들 것" 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좀 더 지켜보자"는 편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최소 500억달러 정도가 `단기차익'을 노리고 중국시장으로 들 어온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초 금융감독 당국과 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 비공개 회의에서 올 상반기에만 암시장 거래 등을 통해 700억달러의 투기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금융.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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