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왕서방'들의 환율전쟁 내공
  • 일시 : 2004-12-13 07:10:24
  • <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왕서방'들의 환율전쟁 내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은 역시 달러-엔의 향방이다. 지난 주말 달러-엔은 하루에도 1엔, '원 빅'이 출렁거리는 현기증 나는 등락이 이어졌다. 이번 주에 미 FRB의 FOMC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일본의 경기회복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예상 때문에 지난주말에 달러가 한때 106엔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큰 그림판에서 달러 약세 추세가 바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차원에서 오는 2005년의 한해는 중국과 미국의 환율전쟁이 국제금융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이 틈바구니에서 우리 나라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통화가치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현재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과 전세계 경제를 통제할 수 있다. 원만한 나라 같으면 6천억 달러의 경상적자를 기록하면 국가부도를 수차례 맞았을 테지만 미국은 끄떡없다. 기축통화인 달러환율을 조절해 국제자금 흐름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이러한 능력을 지난 80년대 중반 플라자합의를 통해 당시 최대의 달러보유국이었던 일본을 '한방'에 길들인 경험이 있다. 250엔대 환율이 100엔대로 낮추어지자 일본은 환율절상분 만큼 달러보유 자산을 고스란히 게워냈던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칼끝이 이제 세계 제2 외환보유국인 중국에게로 향했다. 하루 빨리 위앤화가 달러화에‘페그' 되어 있는 것을 고치고, 미국의 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을 개선하라는 압박이다. 하지만 중국이 어떤 나라인가. 일본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중국의 법안개정은 1년에 한 번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가능하고. 중국의 제도나 중미관계를 보면 위앤화의 급격한 절상이 단기간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사(史)를 들추어 보면 중국이라는 나라는 이미 BC 12세기 이전에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옵션이 붙은 고리대금업(픽스트인컴)을 시작했다. 대금업에 대한 기록은 주례(周禮)에서도 발견된다. 중국 돈황(敦煌) 석불에서 발견된 고문서들은 오늘날로 치면 복잡한 부동산 리츠관련 계약서들이었다. 계약 내용은 모두 고도의 파생상품 계약서들이었고 중국 '왕서방'들은‘돈 장사' 기술만큼은 서양보다 한발 앞서 있었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돈과 화폐에 대해 타고난 유전자 감각이 있는 후손들이 이번 환율전쟁에서 자국의 총체적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허투루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 시작은 미국보다 늦었지만 화폐와 금융에 대한 감각과 전통은 얕잡아 볼 수 없다. 일본의‘미스트 엔' 사카키바라는 이같은 왕서방들의 내공을 정확히 간파한 사람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는 최근에 “중국관리들이 위앤화 절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래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지, 당장 절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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