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의 국제금융전망대> `아듀 '04년, 굿바이 강달러.저금리'
(서울=연합인포맥스) 다사다난하고도 격랑의 파고를 겪었던 국제금융시장의 한해가 저물어 간다.
올해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일을 꼽으라면 당연히 美달러화의 전격적인 글로벌 약세전환과 미국의 초저금리 탈출 시작이 으뜸일 것이라는 데엔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올들어 美달러화는 지난 해 말 107엔대에서 지난 주 101엔까지 7엔 가까이 하락함으로써 지난 2000년 전저점 타이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지난 1995년10월 이후 처음으로 엔화에 대해 두자릿수 환율대로 회귀할 가능성을 남겼다.
달러-엔은 지난 2002년 2월 135엔을 기록한 이후 그해 말 120엔까지 빠졌고, 이후 일년간 13엔가까이 하락한 뒤 올말엔 드디어 다시 10년만에 달러-엔 두자릿수 복귀 임박을 목전에 두게 된 것이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환율도 역시 마찬가지다. 유로-달러는 1999년 출범이래 초강세 행진을 이어왔으나 올들어 중반까진 유로당 1.17달러까지 조정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9월이후 수직 상승해 1.34달러대까지 오름으로써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또 어떤가. 반세기래 가장 낮은 1.0%로 금리를 내린 지 일년반만인 올 6월 이후 연속 5차례에 걸쳐 FOMC는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 2.25%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아직도 미국의 기준금리의 절대적 수준은 낮다고 평가되고는 있지만 반년만에 금리를 두배 이상으로 올린 것은 미국 금융당국의 전격적인 `작심'을 잘 말해주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달러화의 기록적인 약세추이와 금리의 전격적인 인상조치는 어떤 의미의 공통분모를 지녔을까라는 점이다. 대체 두가지 현상간엔 어떤 지평의 `담론'과 `암호'가 있을까.
먼저 금리인상의 배경부터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12월 FOMC성명은 금융시장에 많은 시사점을 남김과 동시에 유추를 통해서만 눈치챌 수 있는 미 금융당국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성명서 내용 가운데 `성장 위축과 인플레 상승의 위험이 같은 수준(the upside and downside risks to the attainment of both sustainable growth and price stability)'이라는 부분은 여전히 금리인상을 서두를 정도로 미국의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소폭 증가했으며 노동시장도 계속 단계적으로 호전되고 있다(Output appears to be growing at a moderate pace despite the earlier rise in energy prices, and labor market conditions continue to improve gradually)'라는 말로 금융당국은 (금리인상)정책의 정당성과 자존심을 입증하려고 하는 것이다.
FRB는 그리고나서 `예측가능한 수준으로 금리정책을 운용한다(a pace that is likely to be measured)'는 표현을 재차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현명함의 극치(?)'를 종합하고 결론을 내 보여주는 금융당국자로서의 강한 리더십을 표명한다.
FRB의 5번째 금리인상 조치후 시장관계자들은 FRB가 단기 금리를 상향조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와 회사채 금리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장기채권 금리는 지난 6월 이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FRB의 통화 정책을 신뢰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반응이었다.
실로 `감동적인'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시장과 금융당국의 죽이 이렇게 잘 맞다니.
반면 환율에 있어 미국 금융당국은 또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금리정책이 미국민들의 자존심과 자신감을 살리면서 물가안정을 최적의 숨은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면, 환율은 밖으로 향한 현시적인 공격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지 W.부시 미국대통령은 (그가 정확한 의미를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여전히 `강한달러'정책기조 유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하면서도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한달러'에 `이불뒤집어쓰고 웃는'형국이다.
안으로 미국민들의 자신감을 북돋우면서 밖으로 무역파트너국들의 통화강세를 방조하거나 혹은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최근 미국정부가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의 환율정책 변경을 거듭 촉구하면서 자국내 제조업체들의 원기를 북돋우려 했으나, 그 졸라대는 강도나 심했던 나머지 중국 당국자로 부터 '자국의 무역적자와 실업률 등의 원인을 다른 나라에서 찾으려 하지말라'는 다소 창피한 핀잔까지 듣고야 말았다.
이처럼 미국 금융당국은 그 어느때보다 `강한달러'정책을 진짜로 유지하려는지 의심받고 있다.
현재 미국 금융정책의 큰 두가지 이슈는 부시 2기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시기적이고 정치적인 상황까지 감안해서 관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신있는 금리의 점진적 인상을 통해, 환율의 평가절하를 방조하는 것을 통해 부시2기 행정부의 새 출발에 상서로운 조짐을 연출하려는 것은 아닌지라는 상상까지도 해볼 법 하다. .
부시대통령과 미국금융당국이 `약한 달러'와 `자신있는 금리인상'의 `짧은 단맛'이 후일 `신맛'으로 바뀔 때 어떨게 감내할지, 또 그땐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내년엔 그것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금융시장을 바라보는 핵심관전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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