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김정일체제 위험과 달러-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마지막 한 주가 남았다. 오는 새해에는 글로벌 달러약세, 위안화 재평가문제 등 시장 내부 재료 이외에 서울외환시장에 가장 중요한 화두는 어떤게 있을까.
딜러들이 공개적으로 얘기는 하지 않지만 김정일 체제 세습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도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상 수많은 사례들이 실증해 주고 있지만 권력의 집중도가 클 수록 교체기의 위험성도 커지게 마련이다.
전해지기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맏아들 정남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방문 중에 암살을 당할 뻔 했다고 한다. 후계다툼이 험상궂은 양상으로 시작된 것 같다는 보도는 이 뿐이 아니다.
신중하고 눈 밝은 일본 공안조사청이 그저께는 북한체제의 균열 조짐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지난 2002년에 시작된 북한의 경제개혁으로 급속한 인플레가 진행돼 빈부차가 확대되는 등 사회적 혼란이 생겼고, 앞으로 체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기반에 균열이 생겨 후계자 옹립을 둘러싸고 지도부 내에 마찰이 생길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그런 추측의 근거로 노동당 간부 경질설이 나돌고 김정일 위원장의 처 등 친족의 사망, 중병설이 유포되는 등 후계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을 예로 들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주말 미국의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북한이 1년 내에 "내부적으로 폭발할 것(implode)"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김정일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갈등이 생기면 북한핵 6자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의 상황은 예상치 못할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독일 통일 전후의 정치 경제에 대한 오랜 연구와 관찰을 통해 탁견을 들려주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과거 동독의 붕괴 시점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갑자기 왔으며 북한 체제의 향후 전개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못한 만큼 이에 대한 대비는 미리부터 다각적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윤용철 리만브러더스증권의 리서치 헤드는 "북한 체제의 변동 등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평소에는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의식하지 않는 재료" 라면서 "그러나 이 문제는 어느 시간 임계점을 지나게 되면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갖는 재료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늘 신경을 써야 하는 재료"라고 지적했다.
모 세계적인 경제신문의 한 서울특파원도 "새해에 서울에 주재하는 외국특파원들의 가장 큰 체크 포인트는 북한체제의 변동 상황"이라면서 "이 문제는 향후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도 최대 관심사항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우리 나라가 1년 내에 갚아야 할 단기외채가 760억달러, 또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자금은 1천400억달러 규모이며, 물론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유사시 대처해야 할 자금이라고 생각하면 외환보유고 2천억달러도 과도한 규모가 아니다" 고 지적하고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극대화 되면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는 완전히 별개로 '디커플링' 되면서 나홀로 초강세를 보이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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