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노대통령-김정일 조우와 서울換市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의 직접적인 관심사는 지난주에 뉴욕환시에서 달러화가 101엔대 후반으로 떨어진 파장이 어느 정도 미칠까하는 문제다.
달러-엔이 지난 2000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것이 달러-원의 움직임에 그대로 연동될지에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서울환시에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관심을 소흘히 할 수 없는 사안이 있다. 바로 21일 개최되는 재경부와 무디스와의 연례협의다.
무디스는 작년 6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16개월만에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한 단계 올렸지만 국가신용등급 자체는 'A3'를 줄기차게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올해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고 북핵문제에 획기적 진전이 없는 한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지정학적인 리스크 완화될까= 이러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정식 초청된 것으로 알려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조우'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북의 해빙무드의 진전과 6자회담의 긍정적인 추진 등 지정학적인 위험이 해소될 조짐을 보인다면 달러-원은 획기적인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주에 중국 외교 내에 최고의 한국통인 리빈 중국대사는 연합인포맥스가 주최한 세미나 연사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자체 붕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북한 최고 권력자와의 오랜 통역 경험과 대내.외정보를 통해 볼 때 북한정권은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돼있다. 붕괴 운운은 어림없는 추측"이라며 "다만 경제 문제가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같은 민족인 한국의 지원은 북한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빈 대사는 북한을 떠나 서울로 올 때 김정일이 "리 대사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 조선 민족 전체를 위해 일해 주시오"라고 간절한 얘기를 했었다고 일화도 공개했다.
러시아의 초청에 경제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서 김정일이 이번에 '통 크게' 결단을 내려 모스크바에서 전격적으로 노대통령과 조우한다면 무디스가 제기하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인 리스크에는 상당한 파장을 줄 것 같다.
▲북한의 경착륙 우려는 여전= 하지만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시각도 여전하다. 미국 정부의 대북 특사를 지낸 찰스 프리처드 연구원(브루킹스연구소)은 지난 13일 "북한의 연착륙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순식간에 경착륙으로 돌아설 수 있다" 면서 "북한이 붕괴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두 개의 한국이 통일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중국에 흡수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북한이 기본적인 필수품의 상당부분을 중국에 의지하고 있으므로 흡수과정은 매우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도 눈밝은 전문가들은 동독 체제가 붕괴되는 순간까지 그걸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핵 문제에 따른 북한의 국제적 고립과 함께 북한 내부의 여러가지 해체(解體) 정황들에서 급변사태의 가능성을 예감하는 지적들이 국제사회에서 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프리처드의 지적도 이런 흐름 속의 하나이다.
북한의 경착륙 문제는 비단 서울환시에서 달러-원의 급등을 유발하는 재료에만 그치지 않는다. 당연히 우리 민족 전체의 운명에 관계된 일인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