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약달러는 현 시점에서는 미국인들의 고통을 경감하는 축복이지만 결국 미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 넣는 저주가 될 것이라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3년간 달러화가 주요 무역 상대국 통화 바스켓 대비 16% 하락, 미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고 고용을 증대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널은 그러나 미국의 대규모 예산 및 경상수지 적자에 따른 달러화 약세는 급격한 금리 인상을 촉발해 결국 미국 경제에 위해를 가하는 저주로 변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경제 침체 가능성은 멕시코와 태국 등 다수 중소 경제국의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캐나다 같은 부국도 비슷한 고통을 겪은 바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저널은 물론 세계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미국 경제의 비중과 지난 1970년대 후반 달러화가 급락했던 때와 현재의 경제 상황의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이 약달러로 인한 경제적 파국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달러화가 16% 폭락했던 지난 1978년 9월~1978년 10월에는 인플레가 6%에서 8%로 급등했으며 카터 행정부가 금 매각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1979년 말에는 인플레가 10%에 육박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저널은 결국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였던 폴 볼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선임되고 나서야 인플레 진압에 성공했다면서 현재 인플레가 27년 전과 같이 높지 않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논거라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은 현재 전례없는 대규모 무역적자의 압박 하에 있다는 점에서 당시와는 또다른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은 물론 미국 정부도 경제 활동의 상당 부분을 차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향후 일정 시점에 미국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신뢰도가 추락, 미국 자산 투자자금이 급속도로 유출될 경우 미국 경제가 수년전 브라질이 직면했던 것과 같은 위기상황을 맞을 수 점이라고 저널은 강조했다.
신문은 특히 당시 브라질의 상황은 인플레는 그다지 놓지 않았지만 대규모 예산 및 경상수지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통화 가치 급락에 따른 경제 침체의 경험은 브라질뿐 아니라 환율 급변 이후 멕시코 경제가 7%, 인도네시아 경제가 10%, 아르헨티나 경제가 20% 축소된 최근 10년간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은 지난 1970년대와 1990년에 파운드화 급변동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캐나다 역시 대규모 적자에 따른 신용도 하락의 불명예를 안은 점은 부국들 역시 상기한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극명히 대변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저널은 이같은 위기 의식에 기반해 미국 당국은 향후 5년내에 환시 개입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지난 1995년 3월 달러화가 급락세를 나타낼 당시 FRB에서 일했던 테드 트루먼이 그중 대표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경제연구소(IIE)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트루먼은 수년내 미국의 환시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 또는 동맹국들의 정치적 압력 등이 정책 노선 변화의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