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물리학자의 서울換市 예측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은 대체로 딱 부러지는 재료도 없고 환율도 크게 요동을 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크게 등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예상도 말 그대로 전망일 뿐이다.
혹여 또 무슨 큰 예상치 못한 재료가 급부상해서 시장을 흔들어 놓을지는 모를 일이다.
다소 엉뚱한 얘기지만 환율등락 예측에 물리학이 도움될까.
워낙 국내외 환율시장이 예측 불허의 급락과 반등을 경험하면서 물리학적 지식으로 풀어보려는 '경제물리학'(Econophysics)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국내 일부 금융기관에서 활약하는 소수의 수학.물리학박사들이 귀띔해주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일부 옵션의 프라이싱, 시스템트레이딩의 구축에만 이용되는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활동하는데 그치지만, 이미 월가의 경우는 금융기관들이 수학.물리학 박사를 채용하는 경우가 일반화되어 있다.
수학자.물리학자들이 금융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80년대 초 미항공우주국(NASA)의 로켓과학자들이 월스트리트에 진출하면서부터다.
미.소 냉전이 마무리되면서 군비 경쟁이 시들해지자 많은 수학자.물리학자들이 실업자가 되고 일자리를 찾아나서 '금융공학'이라는 이름으로 월가에 재취업하면서 활기를 띠게 됐다.
물리학과 경제학의 접점은 시장경제에 나타난 현상을 물리학적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부터다.
예를 들어 마구잡이식으로 널뛰기를 거듭하는 환율시장은 물리학의 이른바 '비선형적 복잡계'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에서 수학자. 물리학자를 채용하는 것은 이들이 기존 경제학 전공자들 보다 '정량적 분석'에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복잡계 이론에 근거를 둔 환율.주가 예측 프로그램은 때론 딜러나 펀드 매니저의 순간적인 감정에 따른 거래 실수를 보완하는데 꽤 유용했다고 알려져있다.
경제물리학의 최대 관심거리가 바로 환율을 비롯한 가격변수의 예측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의 수준으로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게 수학자.물리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환율이나 주가 등에 예측 확률이 떨어졌던 것은 강력한 예측 도구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새로운 수학적 방법론 등이 발달한다면 가격예측의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알려져 있듯이 유럽의 '올센 앤드 어소시에이츠' 는 적중도가 괜찮은 환율 예측 프로그램을 내놓았다고 한다. '오안다' 라고 불리는 이 패키지 프로그램은 다음 날의 환율을 60% 정확도로 예측한다고 알려졌다.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 하는 50%의 예측에서 10%를 향상시킨 것만도 상당한 성과라고 학자들은 평가한다.
예측의 정확성을 떠나 물리학적으로 본다면 요즘의 환율시장은 과거에 비해 '비민주화'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정보를 잘 알고 투자하는 '효율 시장' 이 아닌 소수만이 알고 시장을 선점하는 양상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외환시장의 경우는 정보의 비대칭성은 상당히 심화되고 있는 듯하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는 각종 원화와 달러화에 관련된 정보가 시장 참가자들과는 게임이 되지않는다는 것을 심각하게 느낀다.
답답해서 하는 얘기지만 서울외환시장에서도 딜러들이 제한된 정보와 감(感)으로만 '치고 박는' 매매가 아니라, 환율 예측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면서 거래에 임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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