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달러 예금 감소는 외환당국 불신 탓">
  • 일시 : 2005-04-07 14:20:19
  • <기업들, "달러 예금 감소는 외환당국 불신 탓">

    -당국, 기업 보유 달러 해외로 투자돼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기자= 최근 기업들이 달러 예금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은 154억7천만달러로 엔화예금 및 기타 통화예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월비 7억5천만달러나 감소했다. 이는 대부분이 기업들의 달러 예금 인출(10억달러)에 기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외환당국은 기업들이 환율하락으로 선물환 연계 달러예금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수출업체의 달러 예금이 지속해 감소하는 것은 외환당국의 환관리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해 다소 상반된 입장에 있다. ◆기업, "환율 방어선 설정 어렵다" 최근 대기업들은 올 기준환율을 잇달아 하향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기준환율을 올 초 달러당 1천50원에서 100원 내린 950원으로 정할 계획으로 알려졌고 현대차그룹, LG그룹 등도 기준환율 하향 조정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이 올 초 기준환율을 대부분 1천50원선으로 잡은 것도 외환당국의 달러-원 안정 정책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올 들어 서울환시 상황은 기업의 예상과 정반대로 흘러 가기 시작했다. 환율은 미국 달러 약세 영향으로 지속해 하락했고, 외환당국의 환율 개입 방어 의지도 1천원선을 지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급기야 기업들은 정부의 환율 방어의지를 불신하게 됐고, 달러 예금 축소 및 네고 출회로 되려 기업이 달러-원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될 때는 사실상 기업이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특히 최근과 같은 달러-원 하락 추세에서는 달러 예금을 원화로 바꾸고, 수출 대금도 일일환전을 통해 환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 움직임이 아래로 방향을 설정한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수출기업에게만 달러의 매물화 자제를 요청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기업은 당장에 환손실을 감수할 자제력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당국, "기업이 해외투자 선봉장 돼야"..환(換)안정에도 도움 최근 재정경제부나 한국은행은 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정책 당국자들은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투자는 합리적인 경제 행위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기업은 달러를 원화로만 바꾸지 말고, 보유 달러를 직접 해외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치 않고, 해외투자에 나설 경우 서울환시의 달러 공급 우위 현상은 진정될 게 뻔하다. 당국 또한 달러-원 하락을 막기 위해 더 이상 개입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 즉, 당국은 기업이 해외투자에 적극 나설 경우 서울환시의 수급 안정과 함께 개입 비용 절감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한달 달러 예금 감소는 기업이 달러-원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한 데다 선물환 결제자금 마련을 위해서다"며 "예전과 달리 기업이 현금(원화)을 그 어느 때 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히 달러를 매물화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보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기 보다는 해외에다 투자해야 한다"며 "이는 외화자본의 효율적 관리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내외 금리 역전 현상으로 자금의 해외 이탈이 예상되나, 우리나라 형편에는 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해야할 입장"이라고 말해 자금 이탈은 정도가 문제이지 일정 부문 용인할 수 있다는 스탠스를 보였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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